소형주택의 실용성을 강조한 양평 목왕리 주택

깊은 숲이 드리우는 양평 양서면의 산자락, 그중에서도 목왕리 인근 주택 단지에 소박하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한 채의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을 깎아 조성된 소규모 단지 안에서 제일 먼저 완성된 이 집은 최근 준공을 마치고 푸른 잔디와 야생화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형우 기자 | 자료 우드홈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양서면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278㎡(84평)
건축면적 53.97㎡(16평)
연면적 68.60㎡(21평)
1층 53.97㎡(16평)
2층 14.63㎡(5평)/테라스 4.6㎡(1.4평, 연면적 산정 제외)
건폐율 19.41%
용적률 24.68%
설계기간 2024년 1월 ~ 5월
시공기간 2024년 11월 ~ 2025년 2월
설계 도심건축사사무소
시공 우드홈㈜ 031-771-1040 www.woodhome.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강판
외벽 - 토우적벽돌
데크 - 석재데크
내부마감 천장 - 디자인합지
내벽 - 디자인합지
바닥 - 풍산 강마루
단열재 지붕 - 수성연질폼
외벽 - 수성연질폼
창호 더 퍼팩트 시스템창호
현관문 플러스도어
주방기구 일반 싱크대
위생기구 인토세라믹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
우드홈이 서종면의 문호리에 선보였던 35평형의 모델을 축소한 듯 보이는 주택은 최근 트렌드에 걸맞은 소형 주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대지면적 112평, 건축면적 22평. 법적 건폐율과 도로 지분 등을 고려하면, 크기에서 오는 제약은 분명했다. 그러나 제약이 곧 창의력을 자극하는 법. 이 작은 땅 위에 1층 17평, 2층 5평 규모의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주거 공간을 완성했다.
바닥을 포세린타일로 마감해 굉장히 고급스런 느낌이 나는 현관. 모루유리로 된 3연동 중문 너머로 보이는, 건축주의 초등학생 딸이 직접 그린 유화 그림이 눈에 띈다.
스노우터치 강마루로 마감한 바닥과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실내 공간
캠핑장에서 주택으로
건축주는 원래 ‘캠핑족’이었다. 가족과 함께 1박 2일로 다니던 캠핑이 삶의 일부였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사정이 달라졌다. 학원 일정으로 주말의 여유가 줄어들자 캠핑을 대신할 공간을 찾게 됐다.
“처음엔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저희는 오히려 캠핑 캐빈처럼 개인 캠핑장을 만들어 보려고 땅을 찾았습니다. 다른 지역들은 좀 멀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여기는 두물머리도 가깝고, 고속도로도 인접해 있어서 한번 가보자 했죠. 올라오는 순간 배경이 너무 좋은 거예요. 딱 반해 그날 바로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계약을 하고 보니, 땅은 예상보다 더 작았다. 분양 당시 표기된 112평 중 도로 지분과 뒤편의 석축, 옹벽 등으로 빠져나간 부분을 제하고 나니 실제 건축이 가능한 땅은 75평, 건축 가능 면적은 고작 17평 남짓이었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죠. 집을 짓기엔 작지 않나 싶었어요. 근데 이상하게도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좋은 자리인 것 같아요. 단지 가장 끝자락, 전체가 다 보이는 조망, 향도 좋고요. 지금은 작지만 마음에 쏙 듭니다.”
일자형 구조로 계획해 효율을 극대화한 주방. 강마루와 흡사한 톤으로 구성한 식탁이 건축주의 센스를 보여준다.
이후 다양한 주택업체를 비교하던 중 아내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본 우드홈의 영상이 이들의 선택을 바꾸게 했다.
“아내가 우드홈 유튜브 영상을 보더니 너무 마음에 든다는 거예요. 사장님이 너무 친근하고 재밌게 집을 설명해 주셔서 저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인근에 지어진 문호리의 빨간 벽돌집을 본 순간, ‘이거다’ 싶었죠. 문호리 주택과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하게 지어 달라 의뢰했습니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거실은 폭이 4m 정도로 기본적인 사이즈다.
빈틈없는 설계와 시공
외관은 전통과 현대가 만난다. 붉은 고벽돌 마감의 벽체와 징크 지붕은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조합이다. 기단부는 초콜릿 컬러의 메탈 사이딩으로 마감돼 중후한 인상을 준다. 이 균형 잡힌 조화는 외관에서부터 ‘작지만 빈틈없는’ 인상을 선사한다.
주목할 점은 석재 데크의 디테일이다. 일반적인 데크 구조가 아닌, 아연 각 파이프로 뼈대를 세우고 석재를 얹은 방식으로, 마치 페데스탈 스타일을 연상케 하면서도 독자적인 감각을 드러낸다. 건축주의 감각이 돋보이는 피크닉 테이블까지 더해지면서 데크는 실내와 자연을 잇는 아늑한 외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현관 도어는 플러스도어의 ‘노르딕 월넛’ 모델. 붉은 벽돌과의 조화가 매끄럽다. 바닥은 600×600 포세린타일로 마감돼 대리석 느낌의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입구에 설치된 신발장은 실용적인 두 파트 구성으로, 실내 공간 활용을 배려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스위치 하나하나에 부착된 안내 스티커. 건축주의 섬세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문은 모루유리로 마감된 3연동 슬라이딩 도어. 중문을 열고 들어서면 조명으로 강조된 벽면과 직접 그린 그림이 방문자를 반긴다. 초등학생 딸이 새집을 위해 직접 그린 유화 작품은 집에 따뜻한 생기를 더하는 포인트다.
4,000×3,000㎜ 크기의 미국식 시스템창호를 통해 석재 데크 위에 마련한 피크닉 테이블과 그 너머의 숲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패브릭 느낌의 시트와 커튼도 인상적이다.
건축주의 감각이 돋보이는 피크닉 테이블까지 더해지면서 데크는 실내와 자연을 잇는 아늑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화이트 톤 인테리어와 맞춤형 공간 구성
실내는 풍산마루의 스노우터치 온돌형 강마루로 마감됐다.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거실은 4m 폭으로 소형 주택임에도 전혀 비좁지 않다. 식탁은 바닥 마감재와 유사한 톤으로 맞춰 제작돼 통일감을 더했다.
주방은 폭이 3,500㎜ 정도로 넓지 않아 일자형 구조로 계획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대신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는 거실에서 벗어난 다용도실에 배치돼 실내의 쾌적함을 유지한다. 이 다용도실은 계단실 공간까지 넓히며 효율적인 가전 배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창호는 미국식 퍼펙트 시스템창을 사용했다. 특히 4,000×3,000㎜ 크기의 대형 창호는 얇은 프레임 덕분에 외부 풍경을 탁 트인 시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픽스창과 채광창까지 함께 구성돼 낮에는 풍부한 자연광이,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채운다.
1층의 침실은 크지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붙박이장과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된 이 공간은 단순함 속에 기능을 담았다. 욕실은 베이지 톤 타일로 통일감을 준 동시에, 보라색 젠다이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더했다. 수전과 악세서리는 니켈 제품으로 고급스럽게 연출됐다.
픽스창을 통해 낮에는 풍부한 자연광이,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채우는 침실. 붙박이장과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된 이곳에는 단순함 속에 기능을 담았다.
베이지 톤 타일로 통일감을 준 욕실. 보라색 젠다이 대리석이 눈길을 끈다.
작지만 알찬 공간 그리고 100만 불짜리 뷰
공간 구성은 효율을 극대화했다. 자작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아이들을 위한 스넥바가 맞이하고, 그대로 테라스까지 이어지는 공간은 이 집의 백미다. 1.5평 남짓한 작은 베란다지만, 폴딩창을 통해 실내처럼 활용할 수 있다. 치마형의 방충망을 걷으면 단지 전체를 볼 수 있다. 그 너머로는 자연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더욱이 폴딩창을 닫으면 베란다를 확장한 것처럼 실내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이 테라스에서 보는 뷰가 정말 너무 좋아요. 구석자리라서 그런지 막힘없이 다 보여요. 주말 아침, 커피 한 잔 하면서 앉아 있으면… 그냥 힐링이죠.”
자작나무 계단
아이들을 위해 스낵바로 꾸민 2층 방은 폴딩도어를 통해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1.5평 남짓한 테라스는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폴딩도어를 닫으면 실내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양평 주택은 단순히 공간이 작은 주택이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한 주택이다. 넓지 않아도 좋다. 도심의 편의 대신 자연과 여유를 택한 사람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다. 문호리의 35평형 주택을 22평형으로 축소해 지었지만, 건축적 완성도는 결코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응축된 미학과 실용성 그리고 건축주 가족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완성됐다. 마지막으로 건축주는 집짓기에 대한 감상을 전하며 자리를 정리했다.
“사실 집 짓는 과정은 정말 수월했어요. 그런데 준공 이후에가 진짜 힘들더라고요. 주변 공사나 관리할 것들이 정말 많았고, 그걸 저희가 다 알아봐야 했으니까요. 하나라도 빠뜨리면 바로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우드홈이 끝까지 많이 도와주신 거죠. 아니었으면 아마 진짜 버거웠을 거예요. 집 짓는 게 혼자선 어려운 일이구나, 실감했습니다.”
붉은 고벽돌 마감의 벽체와 징크 지붕의 조합이 ‘작지만 빈틈없는’인상을 선사하는 주택 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