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했다가 170억 날릴판? 서학개미의 선 넘은 ‘베팅’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3. 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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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170억원 순매수
거래 정지로 투자금 회수 불가능
퍼스트리퍼블랙은행도 87억 사들여
실리콘밸리은행. <사진=연합뉴스>
서학개미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SVB 주식을 170억원 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VB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라 급반등을 노리고 SVB 주식 매수에 나선 서학개미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서학개미들은 SVB 외 최근 파산 우려가 발생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주식도 87억원가량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현재 변동성이 무척 커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4~16일 기준 SVB 주식을 1305만8494달러(약 170억1100만원) 순매수 했다. 해당 기간 순매수 순위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주식의 경우 매매거래(T) 후 한국 시간 기준 3일 뒤(T+3) 결제가 체결된다. 때문에 서학개미들의 해당 순매수는 SVB 파산 우려가 발생한 지난 9~10일(현지시간) 이뤄진 거래로 보면 된다.

SVB 주가는 지난 9일(현지시간)에만 60.41% 폭락했다. 10일 장전 거래(프리마켓)에서도 SVB 주가는 50% 이상 폭락하다가 개장 전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2021년 11월 고점 대비해선 86% 떨어졌다. 주가도 급락했지만 거래 자체가 정지됨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저가 매수에 나선 서학개미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그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중 SVB가 이름을 올린 적은 없다. 거래가 없다가 파산 사태로 SVB 주가가 급락하면서 최근 들어 순매수 규모가 급증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주식에 비해 상세 분석 정보, 이력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시장 대표주가 아닌 종목의 경우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진=연합뉴스>
서학개미들은 파산 우려가 진행 중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주식도 670만달러(약 87억4800만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16일(현지시간) 기준 이달 들어 72% 급락했다. 파산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의 일일 변동 폭은 상당히 큰 편이다. 매번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널뛰기를 지속 중이다.

특히 16일(현지시간) 퍼스트리퍼블랙은행 주가는 장 초반 -36%까지 내렸지만 이후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9.98%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이날 최저 주가 19.8달러에서 34.27달러로 저가 대비 70%가량의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 정부가 신속 지원 방안을 발표하긴 했지만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4단계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유 중인 물량을 대거 처분하려는 매도세와 저가 매수에 나서는 매수세가 맞서다 보니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키프 브루예트 앤드 우즈(KBW)의 크리스토퍼 맥그리티 연구원은 “SVB 사태 이후 상당한 예금 유출로 인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서학개미들은 금융 섹터부진 여파에 주가가 하락한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AL), 찰스슈왑(SCHW) 주식도 각각 278만달러(약 36억2000만원), 164만달러(약 21억4000만원) 사들였다. 16일(현지시간) 기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와 찰스슈왑 주가는 이달 각각 50.28%, 25.7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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