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일본과 손잡자고 난리인 진짜 이유, 알고보니...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이어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무역 질서의 급격한 변화와 한일 양국이 마주한 공통의 경제적 위기가 있다.

>>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경제 생존 전략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유튜브 인터뷰에서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수출 중심 경제 성장 공식이 이제는 관세로 인해 통하지 않는다"며 "옛날처럼 WTO 체제로 자유무역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분석을 넘어, 한국과 일본 같은 수출 중심 경제 국가들이 현재의 글로벌 통상 체계에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메시지다.

미국의 트럼프 재집권과 함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이 각각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 회장이 주장하는 한일 경제연대는 이러한 글로벌 경제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 세계 4위 경제 블록의 탄생: 5.9조 달러 규모의 현실

최태원 회장이 가장 자주 언급하는 수치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면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세계 4위 경제 블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현재 한국 GDP 1.87조 달러, 일본 GDP 4.03조 달러를 합치면 5.90조 달러가 되는 것과 일치한다.

미국(약 28조 달러), 중국(약 17조 달러), 유럽연합(약 17조 달러) 다음으로 막강한 경제 블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개별적으로는 미중 경쟁 질서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 저출산과 고령화: 양국이 직면한 공동의 재난

최태원 회장이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고,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저출산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2050년경에는 공적연금·의료·장기요양 관련 정부 지출이 GDP 대비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구조적 경제 둔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공통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 회장은 에너지 공동 구매, 의료 시스템 공유, 여권 없는 왕래 등 EU의 솅겐 조약 수준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 반도체·AI·에너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협력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협력 분야는 반도체, AI, 에너지 등 미래 핵심 산업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한국의 생산 능력과 일본의 기술력을 결합할 수 있는 분야다. 한국의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일본이 장비와 소재를 공급하는 구조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AI 분야에서도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한일 협력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양국이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에너지 공동 구매와 재생에너지 저장 기술 협력을 통해 경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손정의와의 만남: 대일본 전략의 실행자

최태원 회장이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회장과 수시로 회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일 경제연대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손정의 회장은 일본 경제계의 실력자로, 최태원 회장과의 협력이 양국 정부 차원의 경제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는 채널 역할을 한다.

>> 보도를 통해 본 양국의 공감대 형성

최근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일본 상의 회장인 고바야시 켄은 "미국 관세 조치와 같은 보호주의 정책은 국제 경제질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무역 중심국인 한국과 일본이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 무역주의 체제 유지와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주장에 대해 일본 경제계도 동의한다는 의미로, 양국 경제 지도자들이 한일 경제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일맥상통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미래를 위한 실험적 협력 제안

최태원 회장은 "양국이 단순한 협력을 넘어 연대와 공조를 통해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EU의 솅겐 조약처럼 한일간 여권 없는 왕래, 공동 에너지 구매, 의료 시스템 공유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실험해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회장이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진정한 이유는 결국 이것이다. 글로벌 무역 질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개별적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우며, 양국의 공통 과제인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고, 반도체·AI·에너지 같은 첨단 산업에서 미중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경제 블록화가 필수라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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