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산책하던 노부부를?… '조현병' 40대 "기억 안나"

아파트 복도에서 이웃 노인을 때려 숨지게 한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광주지법 전경. /사진=뉴스1

아파트 복도에서 이웃 노인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제12형사부(박재성 재판장)는 살인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치료감호와 10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18일 오전 6시13분쯤 광주 북구 한 아파트 복도와 엘리베이터에서 노인을 사상케 한 혐의를 받는다. 옷을 벗고 이상행동을 벌이며 아파트를 돌아다니던 A씨는 B씨(77) 부부를 보고 달려들어 보행용 지팡이를 빼앗고 휘둘렀다. 같은 날 아파트 주민인 80대 여성도 폭행했다.

이 사고로 B씨는 병원 치료 도중 숨졌으며 그의 남편은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었다. B씨 부부는 애완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외출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조현병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범행 5일 전부터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제가 범행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약을 안 먹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제 병으로 인해 잘못한 건 죄송하다"고 최종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건장한 남성을 상대로는 범행을 벌이지 않고 노인을 상대로 묻지마 범행을 벌였다"면서도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던 점을 감안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채현 기자 cogus020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