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길이 1㎞, 철근 무게만 코끼리 470마리…켄터키는 ‘전기차 배터리 천국’으로 변모 중

2023. 1. 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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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 가보니
버번위스키→배터리 기지로 상생 경제 구축
현지 5000명 채용...한국 장비 업체와 상생
켄터키주 글렌데일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 [SK온 제공]

버번위스키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 중동부의 켄터키주. 주원료인 옥수수를 생산하는 농가, 증류소, 판매점 등이 특산품인 위스키의 생산·판매를 위해 상생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또 다른 상생의 싹이 움트고 있다. 최첨단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가 바로 주인공이다.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함께 건설하고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기지가 켄터키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켄터키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루이빌에서 65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약 50분을 달려 글렌데일에 도착했다. 광활한 대지 사이로 ‘주의(CAUTION)’ 표지판이 쓰인 철망을 지나자 ‘입구(FORD BOSK ENTRANCE)’가 보였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블루오벌SK(BOSK) 배터리 파크’다.

주말에도 수십 명의 건설 근로자들이 드나들며 초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628만㎡ 대형 부지에 10여 대의 대형 크레인과 각종 중장비가 부지를 다지고, 뼈대를 설치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장 부지가 워낙 넓어 걸어서 둘러보기는 어려웠다. 골프 카트처럼 생긴 ‘버기카’를 타고 곳곳을 누볐다.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의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3대도 공사장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SK온과 포드는 이곳에 연산 86GWh 규모(43GWh 배터리 공장 2기)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는 105KWh 배터리를 탑재한 F-150 라이트닝을 약 82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공사는 지난해 7월 시작됐다. 1공장은 어느 정도의 외형을 갖췄다. 남쪽에서 서쪽까지 공장 길이만 1㎞가 넘었다. 2공장은 향후 1공장과 같은 크기로 나란히 지어질 예정이다.

박창석 SK온 BOSK 건설 유닛 PL은 “미국에서 단일 배터리 공장 부지로 봤을 때 가장 큰 규모”라며 “2025년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철골공사가 한창이고, 3월부터 본공사로 불리는 기계 배관과 전기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온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터리 파크에 설치된 구조용 강철은 소방차 400대 무게인 7900t에 달한다. 운반된 흙의 규모는 200여 개의 미식축구 경기장을 채울 수 있는 430만 입방야드(yd³)다. 현재까지 콘크리트 보강을 위해 투입된 철근은 코끼리 470여 마리의 무게에 해당하는 3300t이다.

막대한 자재만큼이나 투입된 인원도 상당하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인력은 700~800명이다. BOSK 켄터키는 향후 5000명을 웃도는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SK온은 단순히 노동 인력을 고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이들을 기술 인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캠퍼스에 3900㎡ 규모로 ‘엘리자베스타운 커뮤니티&테크니컬 대학 블루오벌SK 교육센터’를 함께 설립하는 이유다.

박 PL은 “2024년에 문을 열 이 시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작업 시뮬레이션이나 품질·제조 프로세스 등을 교육할 예정”이라며 “5000명의 작업자를 대부분 지역에서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동윤 BOSK 사업관리부 디렉터는 “블루오벌SK는 한국 장비업체 참여 비중이 90% 이상”이라며 “한국 협력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이를 통해 전·후방 산업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블루오벌SK 공장을 비롯,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운용하는 조지아주 1·2공장을 바탕으로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정준용 SKBA 법인장은 9일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1년 누적 수주량은 1600GWh를 넘었고,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이보다 훨씬 많다”며 “이미 20년 이상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율, 생산량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조지아주 2공장 수율에 대해 “작년과 재작년 인력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를 교육하면서 양산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서도 “우리가 예측한 범위 내 수율이 확보되고 있고, 2공장은 1공장에서 힘들었던 부분을 반영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계획했던 물량보다 5% 초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글렌데일=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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