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희미술관' 대전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 정보 無… '입지 바닥'

공간이 협소해 10~20개 작품만 전시
전시되지 않은 작품 1300개 수장고에
미술관 내 전시작품 교체 1년에 2번뿐
사실상 홍보는 공문이 전부인 상태
정명희미술관 내부에 작품들이 전시된 모습. 사진=오현민 기자

20일 오전 10시 30분께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 내 마련된 정명희미술관엔 적막만이 흘렀다. 앞서 1월 15일부터 6월 28일까지 '금강의 심장 대청댐을 보다'를 주제로 소장작품전을 진행 중이지만 내부엔 관람객 한 명 없이 작품 12점만 걸려 있었다.

미술관 내부는 학교 교실 두 개 정도 붙여놓은 크기로 대전 내 미술관 중 공간이 작은 축에 속한다. 대전평생학습관이 보관.관리하는 정명희 화백의 작품은 약 1300점이지만 미술관 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 10~20개만 전시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1년에 두 번 교체되고 나머지 작품들은 대전갤러리 내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수장고 내부엔 각기 다른 크기의 작품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깊숙한 곳에 있는 작품을 꺼내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정명희미술관에 전시되지 않은 작품들이 대전갤러리 내 수장고에 빼곡히 보관돼 있다. 사진=오현민기자

2011년 정명희 화백은 자신이 그동안 그린 작품을 대전교육청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기증했고 이를 계기로 2012년 9월 대전평생학습관 내 정명희미술관을 개관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2011년 8월 개관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58번의 소장작품전 등 여러 전시가 진행됐다.

하지만 미술관 홍보 미진이 거듭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술관은 변화없이 개관 12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대전교육청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전평생학습관은 미술관 운영.홍보 등 명목으로 예산 2000만 원을 책정했지만 홍보 체계는 제대로 구성된 게 없었다. 이로 인해 미술관은 관람의 공간이 아닌 구색만 갖춘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평생학습관은 미술관 홍보를 위해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있다. 다만 공문은 상.하반기 1번씩 총 두 차례 보내는 것에 그쳤고 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전무하다. 또 홍보 책자 400부를 만들고 있지만 정명희 화백에게 전달해 지인들에 나눠주는 방식이고 학교와 시민에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1년에 2번뿐인 보도자료 배포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전평생학습관 홈페이지 내 미술관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

미술관은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역 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어 방문객 수도 저조하다. 미술관 담당부서가 방문객 수를 직접 집계하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 방문객이 대폭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대전평생학습관 관계자는 "대전갤러리 내 작가 초대전과 같은 전시를 진행하면 가끔 찾아오는 분도 있다"며 "홈페이지 메뉴는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고려해 홍보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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