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 돈방석 예약한 테슬라 머스크...이게 무슨 말일까 [쉽게 맥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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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동의 [쉽게 맥락을]

1400조 '돈방석' 예약한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돈방석을 예약했습니다.

테슬라 주주들이 7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최대 1조 달러, 우리 돈 약 1400조 원에 달하는 보상안을 승인한 건데요.

이게 얼마나 큰돈이냐면, 우리나라 1년 예산안(약 728조 원)의 2배가 넘고 미국 국방 예산(약 890억 달러)보다도 많은 금액입니다. 스웨덴이나 아르헨티나의 GDP보다도 크죠.

하지만 이건 단순한 보너스가 아니고요. 테슬라를 전기차 회사에서 AI·로봇 기업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에 주주들이 사실상 신임 투표를 해준 셈입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머스크는 “AI 칩이 부족하다”며 자체 공장 건설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사진은 unsplash
1400조 원, 어떻게 받는 거야?

어마어마한 돈을 한 번에 현금으로 받는 건 아닙니다. 전액 주식(스톡옵션) 형태의 장기 성과 보상인데요.

테슬라 이사회가 아주 까다로운 12단계(트랜치)짜리 미션을 만들었습니다. 머스크 CEO가 2035년까지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할 때마다,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는 구조죠.

12단계를 모두 완료하면 총 4억 2300만 주, 즉 회사 지분의 약 12%를 받게 되는데요. 이때의 가치가 최대 1조 달러에 이를 거라는 계산입니다.

12단계 미션
그게 대체 뭔데?

크게 시가총액과 경영 성과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데요.

  • 1단계 : 시가총액 2조 달러 | 테슬라 차량 2,000만 대 판매
  • 2단계 : 2조 5,000억 달러 | 완전 자율주행 FSD¹ 소프트웨어 유료 구독자 1,000만 명 확보
  • 3단계 : 3조 달러 |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배치
  • 4단계 : 3조 5,000억 달러 |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 5단계 : 4조 달러 | EBITDA 500억 달러
  • 6단계 : 4조 5,000억 달러 | EBITDA 800억 달러
  • 7단계 : 5조 달러 | EBITDA 1,300억 달러
  • 8단계 : 5조 5,000억 달러 | EBITDA 2,100억 달러
  • 9단계 : 6조 달러 | EBITDA 3,000억 달러
  • 10단계 : 6조 5,000억 달러 | EBITDA 4,000억 달러
  • 11단계 : 7조 5,000억 달러 | EBITDA 4,000억 달러
  • 12단계 : 8조 5,000억 달러 | EBITDA 4,000억 달러
¹FSD : Full Self-Driving.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입니다.
²EBITDA : 상각전영업이익.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합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1단계를 통과하면 테슬라 지분의 약 1%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12단계를 모두 달성하면 12%의 지분을 받게 되죠.

<CNBC>는 머스크가 목표 대부분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몇 가지만 이뤄도 500억 달러(약 72조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머스크는 왜 이렇게까지 하려는 거야?

머스크 CEO는 주주총회에서 “이번 보상은 돈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짜 이유는 바로 영향력 때문이라는 거죠.

보상안이 모두 실행되면, 머스크 CEO의 테슬라 지분은 현재 약 13% 수준에서 25% 이상으로 훌쩍 뛰게 됩니다. 그는 “테슬라의 AI와 로봇 군단을 통제하기에 충분한 지분이 필요하다”고 계속 말해왔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중심 사업을 전기차에서 AI와 로봇으로 옮기려는 머스크 비전에 대한 평가전”이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실상 확실한 경영권을 손에 쥐고,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AI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75%나 찬성한 거야?

기관 투자자들은 이성적으로 반대했지만, 테슬라 주가에 울고 웃는 개미 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머스크가 곧 주가’라는 열광적인 팬심이 기관의 논리를 압도한 거죠. 이사회 역시 “머스크가 없으면 테슬라의 미래도 없다”며 “그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주주들을 설득(혹은 협박)했고요.

결국 머스크가 AI와 로봇공학 중심 기업으로 변모시킬 것이라는 비전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보상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머스크 CEO는 로봇 옵티머스와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추며 “테슬라의 미래는 단순한 다음 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책의 시작”이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근데 그 목표, 진짜 달성 가능해?

이것도 논란이 좀 있습니다. 목표가 생각보다 느슨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거죠.

<로이터 통신>이 대표적인데요. 예를 들어 누적 차량 판매 2천만 대 목표는 이미 테슬라가 850만 대 정도를 인도했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연평균 120만 대가량만 팔면 됩니다.

이건 지난해 판매량(약 180만 대)보다도 적은 수치죠.

또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목표도, 머스크가 과거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를 팔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비교하면 2035년까지 100만 대를 ‘배치’하는 건 오히려 축소된 목표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주총에서 다른 로드맵도 발표했어?

머스크 CEO가 자신의 구상을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들을 발표했습니다.

  • 옵티머스 (로봇) :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제품”이라고 자신했는데요. 연간 100만 대 생산체계가 되면 대당 비용을 2만 달러(약 2900만 원) 수준으로 낮춰 보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사이버캡 (로보택시) : 자율주행 전용차인 사이버캡 생산을 내년 4월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시작해, 연간 200만~300만 대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했습니다.
  • 테슬라 세미 (전기 트럭) :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고요.
  • 로드스터 2세대 (스포츠카) : 내년 4월 1일에 공개하고, 2027년부터 생산할 계획입니다.
갑자기 AI 칩 공장은 또 무슨 얘기야?

이번 주총에서 돈만큼이나 주목받은 게 바로 ‘AI 칩’ 이야기였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로봇 옵티머스의 두뇌 역할을 할 차세대 AI 칩 ‘AI5’에 대한 계획이 공개됐거든요.

머스크 CEO는 “AI5 칩은 한국의 삼성전자 공장, 그리고 TSMC의 대만·텍사스·애리조나 공장, 이렇게 기본적으로 4곳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하면 충분한 칩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한마디를 덧붙였죠.

파트너사들로부터 최상의 시나리오로 칩 생산량을 추산해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럼 칩이 부족해서 어떡한대?

머스크 CEO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면 된다는 거죠.

그는 “테슬라 테라 팹(Terafab)을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테라 팹은 매달 웨이퍼를 10만 장 이상 생산하는 기가 팩토리급의 초대형 반도체 공장인데요.

세계 파운드리 상위 기업 수준의 역량을 목표로 하겠다는 겁니다.

머스크 CEO는 “AI5는 엔비디아 블랙웰보다 전력 소모는 3분의 1, 제조비용은 10% 미만”이라고 자신했고요. 심지어 1년 안에 ‘AI6’로 전환해 성능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 입장에선 테슬라라는 전략적 고객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공급망 안정과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테슬라의 자체 공장 건설이라는 거대한 위협을 마주하게 된 거죠.

시장 상황은 좀 어때?

공교롭게도 머스크의 1조 달러 보상안이 통과된 날, 미국에선 암울한 소식도 함께 나왔습니다.

지난 10월 한 달간 미국 기업의 감원 규모가 15만 3천여 명에 달했는데요. 이건 2003년 닷컴버블 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AI 투자를 늘리는 기술 기업들에서 감원이 쏟아졌죠. AI 거품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날 나스닥 지수는 1.9%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주가 역시 정규장에서는 3.5% 하락 마감했지만, 주주총회에서 보상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시간 외 거래에서는 2% 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정보" 시사 경제 뉴스레터 <미스터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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