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관련해 FBI 면담 예정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지역 선거 유세장에선 어떤 경호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여러 조사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지역 내 선거 집회 중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미 연방수사국(FBI)과 면담하는 데 동의했다.

지난 29일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FBI는 구체적인 면담 일정을 밝히진 않았으나, “일반적인 범죄 피해자와 진행하는 표준적인 피해자 면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빈 로젝 FBI 특수 요원은 “우리는 트럼프가 목격한 것에 대한 그의 관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수사관들은 엄청난 양의 증거를 파헤치고 있으나, 총격범 토마스 매튜 크룩스(20)가 그날 왜 총을 겨눴는지 설명할 특별한 동기를 아직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한편 특별기동대(SWAT)가 크룩스를 포착한 건 총격 발생 90여 분 전으로, 앞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일렀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미 뉴욕 타임즈와 ABC 뉴스가 입수한 이 메시지는 전직 대통령 암살 시도와 관련한 경호 실패를 보여주는 또 다른 대목이다.

FBI는 지난 29일 크룩스가 당시 집회를 앞두고 “신중히 계획”했으며, 자신의 행적을 감추고자 “상당히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폭발 장치를 위한 부품 6개를 구매하는 등 “부모의 의심을 크게 일으키지 않는” 방식으로 이 계획을 실행했다는 게 로젝 요원의 설명이다.

당시 유세장 내 경호 문제와 관련해 여러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킴벌리 치틀 미국 비밀경호국 국장은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사임했다.

총격 사건 당일, 비밀경호국은 울타리가 쳐진 구역 내 경호를 담당했으며, 그 외 구역은 지역 경찰이 담당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 19분, 현지 경찰 소속 저격수는 유세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창고 건물 2층에 있던 동료 2명에게 문자를 보내 자신은 퇴근한다고 알렸다.

이 저격수는 건물을 나가면서 피크닉용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청년 남성을 목격했고, 동료들에게 문자로 “누군가 우리를 따라 들어와 숨어들었고, 우리 차량 옆에 주차했다”고 알렸다.

오후 5시 38분경 크룩스는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아메리칸글래스리서치(AGR) 소유의 창고 건물 쪽으로 이동했으며, 이때 크룩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현지 경찰의 단체 대화방에 공유됐다.

‘청년 하나가 우리가 있는 건물 밖에 서성이고 있다. AGR 건물인 것으로 보임. 행사장 무대 쪽으로 거리계를 들고 바라보는 모습을 목격했다. 참고 바람. 저격수들에게 지켜보라고 알려주고 싶다면. 내겐 이제 더 이상 청년의 모습이 보이진 않는다.’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가 입수한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이로부터 약 10분 뒤인 5시 51분, 크룩스의 사진이 현지 경찰관에게 전달됐으며, 이 경찰관은 지휘 센터가 “이동 방향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약 20분 후, 크룩스는 근처 또 다른 창고 건물 지붕에 있던 비밀경호국 요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FBI의 조사는 당시의 경호 실패보단 크룩스와 그의 범행 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로젝 요원에 따르면 FBI 수사관들은 크룩스가 사건 당일 오후 1시 50분경 행사장에 도착했으며, 곧이어 11분간 드론을 날리며 주변을 살펴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FBI가 파악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크룩스는 오후 4시쯤 다시 행사장을 떠났다가, 오후 5시를 막 넘긴 무렵 다시 등장해 거동 수상자로 포착됐다. 그리고 오후 5시 30분경엔 거리계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그 후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배낭을 메고 ARG 건물 근처를 걷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리고 트럼프 후보와 군중을 향해 총알 8발을 발사하기 30초 전인 오후 6시 11분경 현지 경찰과 마주쳤다.

크룩스는 유세 행사 2일 전인 11일에 현장을 ‘미리 둘러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에 새로 공개된 문자 메시지는 당국이 크룩스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시점이 훨씬 더 이전임을 보여준다. 이전 보도에선 그가 실제 총격이 벌어지기 약 1시간 전 현지 경찰의 감시망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목격자들은 총격 사건 직후 옥상에서 총격범을 발견하고 경찰관들에게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들과 비밀경호국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지 SWAT 팀원들은 지난 28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연락할 수 없었으며, 대면 브리핑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9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후보 암살 미수 사건을 조사할 초당적 위원회를 꾸릴 13명을 발표했다

공화당 의원 7명, 민주당 의원 6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엔 버틀러 지역이 담당 지역구에 포함된 마이크 켈리(공화당, 펜실베이니아) 의원과 하원에서 ‘국토 안보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크 그린 의원(공화당, 테네시주)도 포함됐다.

로널드 로우 비밀경호국 국장 대행, 폴 애베이트 FBI 부국장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상원의 ‘국토 안보 정부 문제 위원회’가 주관하는 별도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