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건설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개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한때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였으나 현재 이 지분은 불가피하게 매각해야 할 일반 투자자산에 불과하다. 다만 매각까지는 시간이 남아 담보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26일 금호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산업은행과 600억원의 대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시아항공 지분 전량(11.12%)을 담보로 맡겼다. 이를 '변경 계약'으로 명시한 점을 볼 때 리파이낸싱 성격의 차입으로 관측된다.
금호건설은 기존에도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기반으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이를 상환한 뒤 산은 대출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담보가 새로운 대주에 그대로 승계된 것이다. 기존에는 담보가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고 차입 조건도 제각각이었지만 현재는 대주가 단일화돼 관리가 용이해졌다.
산은 조달 차입금은 1년마다 재연장하는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재연장 가능성은 차주의 상환 능력과 담보자산의 질에 따라 결정되는데,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이 전제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호건설이 제공한 담보물의 가치는 차입금을 훨씬 초과한다. 25일 아시아나항공 종가 기준 담보평가액은 약 2100억원으로 빌린 자금의 3배에 달한다.
이 계약의 담보유지비율이 150%인 점을 감안하면 담보가치는 최소 900억원을 초과해야 하지만, 금호건설이 충분한 수량을 담보로 맡겨 주가가 지금보다 6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금호건설은 부채비율이 600%인 것과 달리 순차입금 비율은 10%에 그쳐 안정적인 편이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매입채무, 선수금, 충부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금호건설은 재무제표상 드러나지 않은 채무가 더 많다. 지급보증, 채무인수 등을 약속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이 대표적이다. 이는 차주가 상환불능에 빠지면 금호건설이 변제해야 하는 우발채무다. 회사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주식담보 대출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금호건설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한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으로의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발행 당시 기존 주주인 금호건설이 계속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신주계약서에는 '금호건설 및 특수관계인이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 이후 더 이상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소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다만 금호건설 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부터 매각을 고려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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