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000원이 157,000원 됐다가 지금 이렇게 됐다" '이 종목'

2021년 8월. 전기차 시대가 온다는 말을 모두가 믿었다. 테슬라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삼성SDI는 그해 8월 810,639원을 찍었다.

그리고 3년 뒤 157,700원이 됐다. 고점에 1억을 넣었다면 1,946만원이 남았다. -80.6%다.

그런데 지금 이 종목은 472,000원이다. 저점에서 +199% 올라왔다. 팔지 않고 버텼던 사람들 중 일부는 손익분기점이 가까워졌다. 팔았던 사람들은 그 반등을 통째로 놓쳤다.

이게 삼성SDI가 남긴 진짜 이야기다.

정체 공개 — 삼성SDI (006400)
삼성SDI 로고 / 사진 = 삼성SDI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소형 전자기기용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그룹 계열사다. BMW, 스텔란티스, 리비안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2025년 영업손실 기록. EPS -8,325원. 적자 전환이다.

코스피 21위. 시가총액 38조 364억원.

810,000원의 시대 — 전기차가 세상을 바꾼다
삼성SDI 사옥 / 사진 = 삼성SDI

2020~2021년. 전기차 혁명이 시작됐다. 테슬라가 S&P500에 편입됐다. 각국 정부가 내연기관 퇴출을 선언했다. 배터리 없는 전기차는 없다. 배터리 없는 미래도 없다.

삼성SDI는 그 중심에 있었다. BMW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실적도 매년 성장했다. 주가가 810,000원을 돌파하는 건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당시 증권사 목표주가는 90만원, 100만원이 넘었다. "배터리 슈퍼사이클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추락 — 전기차가 생각보다 늦게 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삼성 SBB) / 사진 = 삼성SDI

2022년부터 균열이 생겼다. 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에서 돈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전기차 수요가 예측보다 훨씬 느리게 성장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망설였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했다. 겨울철 주행거리가 떨어졌다. 가격도 비쌌다. "모두가 전기차를 살 것"이라는 전제가 흔들렸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줄이기 시작했다. GM, 포드가 EV 투자를 축소했다. 배터리 수요 예측이 틀렸다. 삼성SDI가 그 직격탄을 맞았다.

157,700원 — 얼마나 더 빠질지 몰랐다
삼성SDI 엔터런스 / 사진 = 삼성SDI

26년 초 삼성SDI 52주 최저가는 157,700원이었다. 810,000원 대비 80.6% 하락이다. 1억을 넣었다면 1,946만원이 됐다.

이 구간에서 팔았던 사람들이 있다. "더 떨어지기 전에 손절하자." 그런데 그 직후부터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저점 157,700원에서 현재 472,000원까지 +199%다.

손절한 사람은 -80%를 확정했다. 버텼던 사람은 저점 대비 3배로 회복됐다. 그러나 버텼던 사람도 아직 고점 810,000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고점 매수자에게는 아직 -41.8% 손실이다.

지금은 —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중인가
삼성SDI 주가 / 사진 = 네이버 증권

추정PER 415.86배. 숫자가 이상해 보이지만 이유가 있다. 지금 순이익이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조금만 이익이 나도 PER이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역설적으로 이익 회복 초입 구간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목표주가 컨센서스 521,818원. 현재 대비 +10.6% 상승 여력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끝나고 대중화 단계로 넘어갈 때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배터리 기업으로 꼽힌다.

외국인 소진율 25.15%. 아직 살 여력이 74% 남아 있다.

버텨야 하는가, 손절해야 하는가
삼성SDI 엔터런스 / 사진 = 삼성SDI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다만 삼성SDI의 역사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버텼던 사람 중 일부는 저점에서 3배를 회복했다. 하지만 고점 매수자는 아직 절반 가까이 손실 중이다. "버티면 된다"는 말도, "손절이 답"이라는 말도 이 종목 앞에서는 단순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전기차 시장이 언제 다시 폭발하는가. 그것이 이 종목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 종목이 남긴 교훈
삼성SDI 사옥 / 사진 = 삼성SDI

삼성그룹 계열사. 글로벌 배터리 공급사. 실적 성장 기업. 2021년에는 모든 조건이 맞았다.

그래도 -80%가 됐다. "좋은 회사"와 "좋은 타이밍"은 다른 문제다. 810,000원짜리 확신이 157,700원짜리 현실을 막아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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