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끓인 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의문이 든다. 물이 끓이면 불순물이 사라지고 안전해지는 것일까. 특히 여름철 미생물뿐 아니라 화학물, 플라스틱 입자까지 걱정되는데, 수돗물·생수·정수기 물을 끓였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1. 끓이면 미생물은 사라진다, 하지만 화학물은 그대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우물이나 수돗물이 의심될 경우 212℉(100℃)에서 최소 1분 이상 끓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미생물은 대부분 사멸하지만, 염소나 중금속 같은 화학물질과 미네랄은 남는다.
예를 들어 납이나 플라스틱 성분은 끓일수록 물이 증발하면서 농도가 높아지거나 남아있게 된다, 일부 전문가도 “끓인 물은 물속 화학물은 제거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한다.
2. 끓이면 활발한 미생물 증식은 억제, 하지만 저장 시 재오염 가능성
전남 보건환경연구원 실험에 따르면 끓인 물도 실온에서 3~4일 이상 보관하면 미생물 증식 우려가 있다. 이는 끓기는 해도 보관 시 완벽히 안전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 EPA는 끓인 물은 냉장 보관 시 3일, 실온에서는 24시간 이상 보관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3. 나노·미세플라스틱, 끓이면 80%까지 감소 가능
요즘 화두인 나노·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서는 중국 광저우 연구진이 실험한 결과가 눈에 띈다.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경수는 끓이면 석회(탄산칼슘)가 나노플라스틱을 감싸 응집시키며 최대 90% 제거된다. 그러나 연수에서는 제거율이 25% 수준으로 낮고, 끓인 다음 필터로 여과해야 비로소 효과가 있다.
4. 생수와 정수기 물, 끓인 후 비교
생수는 병입 과정에서 이미 불순물이 제거된 상태이며, 끓어도 미생물은 사라지지만 화학적 오염은 없다. 반면 정수기 물은 활성탄이나 역삼투압(RO) 등 중금속·염소 제거 기능이 있으므로, 끓이면 미생물까지 제거해 안전성을 높인다. 결국 끓인 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수과정을 병행하면 확실히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다.
5. 맛·냄새도 완벽하지 않다
끓인 물은 염소의 휘발로 인해 냄새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미네랄이 빠져나가 ‘텁텁한 맛(플랫 테이스트)’이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이 “물을 여러 번 옮겨 담으면 산소를 보충해 맛이 좋아진다”라고 권하는 이유다.
한 잔의 물, 안전하게 마시는 습관은?
물이 끓으면 미생물 제거에는 탁월하지만, 화학물·중금속·염소·플라스틱 필터링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생수는 끓이지 않아도 안전하지만, 수돗물이나 정수기 물은 끓인 뒤 정수(필터) 과정을 추가하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끓인 후 하루 이내 냉장 보관, 오염된 용기 사용 금지, 그리고 필터 교체와 가끔 병입수 활용은 안전한 수분 섭취를 위한 기본 생활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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