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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KT 위즈 김재윤

조회수 2023. 8.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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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이란 이름 아래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18.44m. 투수는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고 포수는 미트 속으로 공을 빨아들인다. 열아홉 살, 미국에 건너가 공을 ‘받던’ 어린 포수는 돌아온 한국에서18.44m의 거리를 넘어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됐다. 또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엔 가장 늦게 등판해 승리를 지키는 팀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평온한 표정과 묵직한 구위는 그를 향한 믿음을 더 강하게 만든다. 그가 지키는 KT의 뒷문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조용하지만 강하게 승리를 향해 공을 던지는 그가 있기에 마법사들의 상상은 오늘도 현실이 된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eyeon Kim Editor Junghee Lee Location Suwon KT wiz Park

#새롭게, 다시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7월 7일 인터뷰)
열심히 시즌을 치르고 있고요. 지금 팀도 계속 순위권으로 올라가고 있는 추세여서,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고 있습니다.

시즌이 반 정도 지난 지금, 성적을 살펴보면 평균자책점 1.14,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가 무려 0.79입니다. 본인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크게 의식은 하지 않는데 계속 열심히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그리고 포수 (장)성우 형하고 합도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가 합니다.

4월 19일 수원 SSG 랜더스전, 공 딱 하나로 140세이브를 달성했어요.
기억나요. 사실 야구를 하면서 그런 기회가 진짜 흔치 않잖아요. 공 하나로 세이브를 올려서 기분이 묘했는데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앞에 (박)영현이가 잘 못 던진 상태에서 제가 올라간 거여서 마냥 기쁘진 않았어요.

올 시즌 가장 인상 깊은 경기는 어떤 경기였나요?
저도 생각을 해보니까 앞서 말한 그 경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이제까지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처음이지 않았나 싶은 세이브였고, 그게 또 마침 140번째 세이브여서 좀 더 생각나네요.

얼마 전 윌리엄 쿠에바스 선수가 다시 팀으로 돌아왔어요. 여전히 김재윤 선수를 캡틴이라고 하던데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워낙 팀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선수여서 농담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데, 제가 (고)영표에게 캡틴을 물려줬다고 얘기하니까 이제는 그렇게 안 부르긴 해요. 초반에는 제가 투수 조장이어서 그렇게 불렀던 건데 이제는 영표가 조장이니까요. 캡틴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웠겠어요.) 진짜요. 떠날 때도 투수조 전체가 모여서 밥도 먹었거든요. 쿠에바스가 떠나서 다들 너무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즌 초 하위권으로 출발했지만, 6월 승률 0.652로 1위를 달릴 만큼 KT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반등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요?
저희 팀이 원래 강팀이기 때문에 지금 올라가고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초반에는 부상자들이 너무 많아서 주춤했던 것 같은데 계속 한두 명씩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잠시 과거 얘기를 해볼까요? 처음 선수 생활의 시작은 미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 리그였어요. 그때의 경험 중에 인상 깊었던 일이 있을까요?
그때는 마냥 야구만 했거든요. 타지에서 영어도 잘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요. 하나 기억나는 거는 지금 미국에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랑 신인 때 같이 야구를 했던 게 생각나요. 지금 그 친구는 유명한 선수가 돼서 저를 기억 못 하겠지만 어디 가서 같이 뛴 적이 있다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기도 했거든요.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에 있으면서 영어는 늘었나요?
네. 그때는 아시아 선수가 저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영어를 쓸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애들하고 대화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까먹었는데 그래도 영어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2015년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KT 위즈에 지명됐어요. 그때의 기분은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순위에 지명돼서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영상으로 드래프트를 보고 있었는데, 되자마자 아버지도 너무 좋아하시고 어머니도 좋아하시고 그때는 저도 약간 울컥했습니다.

2015년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그 계기가 궁금해요.
포수로 연습 경기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당시 조범현 감독님과 김풍기 심판님이 대화를 나누고 계셨어요. 김풍기 심판님께서 감독님께 ‘저 선수 어깨 좋은데 포수 잘하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다가 ‘어깨 좋으면 투수 한번 시켜봐라’ 이렇게 이야기하셨나 봐요. 조범현 감독님이 당시에 저한테 바로 피칭을 시키셨고 그때 괜찮다고 생각하셨는지 ‘투수로 전향할 건지 포수로 남을 건지 네가 선택해라’라고 하셔서 한 달 정도 고민하다가 포지션을 전향하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더 우연한 계기로 포지션이 바뀌게 된 거네요?
지금은 야구장에 잘 안 나오시는데, 그 뒤로 김풍기 심판님이 오시면 항상 가서 인사드리고 그랬어요. 제가마운드에 올라간 게 KT에서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그때 당시를 생각해 보면 도박성이었죠. (투수를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어떤 고민의 과정을 거쳤나요?) 주변 분들한테도 여럿 물어봤고 저희 부모님하고도 얘기를 나눴어요. 저도 군대를 전역하고 바로 프로에 입단한 거라 당시에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기량보다 좀 못하긴 했어요. 아버지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번 도전해 보자’라고 하셔서 투수로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 도전이 너무나 성공적이었죠! 2021년 9월 23일에는 KT 위즈 창단 이래 처음이자 KBO 역대 17번째로 100세이브까지 달성했습니다. 올라가기 전과 마무리를 한 후에 기분이 어땠나요?
제가 너무 세우고 싶던 기록이어서 그전에도 사실 의식을 많이 했어요. 편한 상황에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점수 차가 3점 차인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3점 차에 올라가게 돼서 평소대로 던졌습니다. 세이브를 달성하고 내려오니까 다들 축하해 주셔서 기분도 좋았어요.

그리고 같은 해 창단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잖아요. 몇 번을 말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데 그때 당시의 기분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맞아요. 모든 선수가 야구를 하면서 꿈꾸는 무대일 텐데 처음 등판했을 때는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부담과 압박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처음 등판했을 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나요. 기분 좋은 떨림이었습니다. (막상 던져보니 정규 시즌 경기와 똑같던가요?) 좀 다르더라고요. 압박감이 워낙 크다 보니까요. 두세 경기 공을 던지다 보면 조금 익숙해지긴 하는데 첫 경기 때는 압박감이 크게 왔던 것 같아요.

당시에 4전 전승으로 우승했는데 KT가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던 팀이 아니잖아요. 근데도 어려운 경기를 잘 극복한 게 너무 놀라웠어요.
한국시리즈 전에 타이브레이크(정규 시즌 1위 결정전)라는 더 큰 경기를 치르고 나서 그런지 선수들도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어요. 그래서 그랬던 게 아닐까요?

마무리 투수였지만 마지막 공은 1루 땅볼로 끝이 났습니다. 만약에 또 우승을 하고,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을 수 있다면 잡고 나서 어떤 세리머니를 할 건가요?
이전 우승팀들의 마지막 우승 장면을 보면 포수와 마무리 투수가 껴안잖아요. 사실 저도 삼진을 잡고 그걸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성우 형이 박세혁 형한테 원래는 내지 않는 구종을 냈어요. 역으로 볼 배합을 냈는데 제가 그때 삼진을 잡았어야 하는데 못 잡아서 아쉬웠죠. 다음에도 또 우승하게 되면 포수랑 껴안지 않을까요?

2022시즌에는 33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목표는 몇 세이브인가요?
매년 30개 이상은 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올해 초반에 팀이 안 좋아서 세이브 기회가 많이 오지 않아 지금은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후반기까지 지금의 상승세로 가다 보면 30개 이상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통산 기록으로 보면 149세이브예요. 150세이브까지 하나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수 생활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몇 개인가요?
최대한 많이 하면 좋겠지만 200개 이상은 생각하고 있어요. 2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통산 5명)가 몇 없더라고요. 그래서 해내면 저한테도 영광일 것 같아요. 저 자신도 너무 좋아할 기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무리 투수라는 것

이번엔 가벼운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9회에 등판을 해서 KKK로 경기를 끝내는 것과 야수들의 호수비로 경기가 끝나는 것 중에 어떤 경우가 더 짜릿한가요?
그래도 KKK가 멋있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 자체가 야수를 편안하게 해줘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팀에서 가장 강력한 불펜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죠. 그렇게 끝내야 팀도 선수들도 저도 더 자신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마무리 투수는 특히나 멘탈이나 배짱이 중요한 보직이 아닐까 싶은데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스스로 멘탈이 좋다고 생각은 안 해요. 근데 약간 무덤덤한 스타일이어서 만약에 블론 세이브를 하더라도 그날은 힘들지만, 다음 날은 쉽게 까먹는 스타일이에요. 경기는 계속 있기 때문에 ‘내일 잘 던지면 되지’ 이런 생각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성격이 무덤덤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됐고, 특별히 멘탈이 좋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이유가 있나요?) 주변에서도 그렇게 얘기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요. 사실 블론 하고 나면 말수가 안 그래도 적은데 더 적어지고…. (일동 웃음) 약간 이렇게 행동하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해요. 티가 안 나지는 않다 보니까요.

볼넷을 잘 안 내주는 투수잖아요. 마운드 위의 투수는 흔들리면 볼넷을 쉽게 내주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편인가요?
제가 던져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온 날은 항상 볼넷이 있었더라고요. 코너 워크(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코너를 공략하며 투구하는 기술)도 분명히 신경 쓰지만 안 될 때는 그냥 가운데를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에요. 차라리 타자가 치게끔요. 항상 잘 맞는 건 아닐 거고 결과적으로는 아웃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그냥 치라고 던질 때도 되게 많아요. 볼넷을 원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가운데로 승부해서 아웃 카운트를 잡는다고 생각하니까 좀 더 편해지더라고요.

주변 선수들이 ‘김재윤은 화를 잘 안 낸다’, ‘이렇게 착한 선수가 또 없다’라는 얘기를 해요. 원래 성격이 평온한가요?
평온까지는 모르겠는데 말수도 없고 조용조용한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봐요. 화는 잘 안 내긴 하는데 제가 스스로 화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아요. 딱히 화낼 일이 없어요. (주위에서 화나게 하는 경우도 없나요?) 그러면 그냥 무시해요. 크게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속상하거나 일이 마음처럼 안 될 때는 어떻게 푸나요?
그때는 친구들, 동료들하고 얘기하려고 해요. 동료들과 있으면 항상 재밌거든요. 제가 취미 생활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라 재밌는 얘기를 하면서 풀어요. 영표나 (김)민수는 팀에서 제일 친한 선수들이어서 얘기를 주로 하죠. (다들 크게 화내는 스타일이 아니지 않나요?) 네, 맞아요. 그래서 다 함께 평온하게 있습니다.

2019시즌엔 타석에 섰던 경험이 있죠? 흔치 않은 일이었는데 그땐 어땠나요?
그때는 제가 동점을 내줘서 그런 상황이 나왔던 건데요. 당시 투수 코치님께서는 치지 말고 그냥 서 있다가 나오라고 하셨는데 억울한 거예요. 제가 그 상황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래서 ‘한번 휘둘러보고 나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눈 감고 돌렸는데 맞아 나가서… 저는 세게 돌렸는데 생각보다 더 빗맞아서 아쉽게 됐죠. 그런 상황이 다시 오면 스윙을 몇 개 더 돌리고 나갈 거예요. (타격에도 자신이 있으니까요?) 네? (당황)자신이 있는 건 아닌데 그래도 나가게 되면요.

고영표, 소형준 선수와 똑같이 9월 16일생이에요. 생일이 같아서 생긴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피소드는 딱히 없는데 그날만 되면 저도 기분 좋은 날인데 뭔가 위축된다고 해야 하나? 영표나 형준이는 팀에서 인기 있는 편이라 선물을 많이 받는데 저는… 아, 물론 주시는 팬분들도 계십니다! 근데 형준이가 받아 오는 거에 비하면 현저히 적더라고요. 하필 영표랑 형준이랑 같은 날이네요. (하필 너무 간판들이네요.) 선물 달라는 얘기처럼 들릴까 봐 걱정되는데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주량이 3병이라던데요?
한번 마시면 그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술 한 잔씩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저희 부모님도 잘 드시기도 하고 약간 물려받지 않았나 해요. (최애 안주는 뭔가요?) 두부김치? 단백질도 챙겨야 하니까요. 두부 자체를 좋아해서 두부면, 두부김치를 많이 먹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선수의 팬으로 유명한데 팬심은 여전한가요?
여전히 제 우상이에요. 포지션을 바꿨을 때 제일 먼저 오승환 선배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고 아직도 제일 많이 보고 있어요.

오승환 선수에게 한마디 전하자면?
저번 대구 원정 때 밥을 한 번 사주셨거든요. 그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그래서 다음번에 밥 한 번 더 사주십시오. 항상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땐 뭘 먹었나요?) 선배님이 아는 식당에 갔는데 엄청 맛있었어요. 식당 이름이 특이했는데 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맛있는 고기였는데요.

#나의 가족, KT 위즈

그럼, 처음 투수 전향을 할 때부터 마무리 투수 보직을 동경했나요?
저는 포지션을 바꾼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제가 길게 던지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중간 투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왕 중간 투수일 거라면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계속 찾아봤어요.

마무리 투수로 올라간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기뻤겠어요.
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내가 열심히 잘했구나’, ‘팀에서도 나를 좋게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날의 팀 승리를 책임지는 보직이다 보니 책임감이나 긴장되는 느낌이 늘 있을 것 같은데요?
매 경기 항상 긴장되는데 티 내지 않으려고 해요. 표정 변화도 크게 가져가지 않으려고 하고 아무래도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 뒤에 있는 선수들도 다 긴장할 것 같아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표정 변화가 많지 않아서 타자로서는 김재윤 선수가 흔들리는지 안정적인지 모르겠는데요?
그것도 오승환 선배님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해요. 돌부처 느낌이랄까요?

KT가 1군에 등록된 2015년부터 팀과 함께했습니다. 애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그렇죠. 사실 지명이 되기 전에는 제가 보잘것없는 선수라고 생각했거든요. 미국에서 성공해서 돌아온 것도 아니고 군대도 막 전역한 참이었고요. 그래도 그런 저를 뽑아준 팀이기 때문에 애정도 크고 정말 고마운 팀이죠. 구단 직원분들도 늘 가족처럼 대해주고요.

위즈TV(KT 위즈 유튜브)에서 창단 멤버의 기준이 2014년부터 뛴 선수들이라고 말했는데 그 생각엔 변함이 없나요? 창단 멤버라고 안 불리는 건 아쉬울 것 같아요.
14년도에 지명받은 선수들이 너무 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그때 얘기를 들으면 15년도가 창단이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3개월 동안 해외에 나가서 훈련하면서 얘기를 꾸준히 들었거든요. 그런 걸 들으면 ‘그래, 너희가 창단 멤버다’ 하게 됩니다. (누가 그렇게 그 시절 얘기를 하던가요?) 그때 당시 선수 되게 많죠. (송)민섭이, 영표도 있고, (심)재민이 얘기를 들어보면 ‘아, 쉽지 않았겠구나’ 합니다. 조범현 감독님께서 훈련도 워낙 많으신 거로 유명하셔서 그때 진짜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동료들에게 고마움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어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나요?
모든 선수가 다 고맙고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는데 그래도 투수 쪽에서는 영표랑 민수? 아까 말씀드렸듯이 야구 얘기도,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해요. 야수 쪽에서는 성우 형도 있고 (박)경수 형도 있고 워낙 저를 편하게 해주는 형들이라 많이 의지합니다.

팬들에겐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요?
꾸준하고 성실했던 선수요. 그래도 ‘마무리 투수’하면 ‘김재윤’이 떠오르는 그런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입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아무래도 모든 선수가 다 FA를 생각하고 선수 생활을 할 텐데 투수 전향을 할 때만 해도 이 순간이 안 올 줄 알았거든요. 확실히 느낌은 달라요. 똑같이 하려고 하는데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하루하루를 아주 조심히 살고 있습니다.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좋아요. 그럼 역시 KT에 남을 생각인 거죠?
가장 남고 싶은 팀은 당연히 KT죠. 워낙 애정이 큰 팀이라 남고 싶습니다.

김재윤에게 KT 위즈란? 한 단어로 설명하면 뭘까요?
구단 직원 형들도 창단 때부터 같이 있던 형들이고, 오래 알고 지낸 형들이어서 가족 같아요. 너무 편하고 형들도 저를 편하게 해주고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고 이런 관계여서 ‘가족’입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전해볼까요?
저희 KT, 올해 밑에서부터 시작해서 팬분들도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더운 날씨에 야구장에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끝까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가 끝나고 나흘이 지난 7월 11일, 드디어 그가 KBO리그 역대 9번째로 150세이브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누적 기록이란 아프지 않고 꾸준한 실력을 보여줘야 달성된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값지고, 그만큼 팀의 승리를 지켜냈기에 자랑스럽다”라는 그의 말이 인터뷰 내내 야구에 진심이었던 모습과 겹쳐졌다. 늘 꾸준하고 성실한 그의 한 해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잘 치를 수 있길 응원한다.

                     ▲ 더그아웃 매거진 14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8호 (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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