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삼촌 살인 사건 용의자, 16년 전 발생한 '납치 살인 사건'의 진범일까?…진실 추적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지적 장애의 용의자는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른 두 얼굴의 소유자일까?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검정 캐리어와 빨간 대문집 - 두 번의 살인은 왜 미궁에 빠졌나?'라는 부제로 미궁에 빠진 두 번의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월, 피해자의 아들은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그의 집을 찾았다. 휴대폰 소리가 집 안에서 들리자 아들은 불안해했고 이때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던 사촌 전두식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금세 사라졌다.
아무리 불러도 문은 열리지 않았고 이에 아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리고 구조대원이 강제로 문을 열어 들어간 집 안에서 사망한 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됐다.
또한 구조대원이 문을 강제로 개방해 들어갔을 때 실 같은 것으로 잠금장치가 만들어져 있던 작은 방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있던 전두식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혈흔과 범행 도구로 보이는 십자드라이버, 커피 포트 등을 발견했고, 제삼자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전두식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시신과 일주일째 동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두식은 자신은 삼촌을 살해하지 않았고 삼촌이 사망한 줄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삼촌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찍 부모를 여읜 전 씨는 30대에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머리를 크게 다쳐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7세 지능이 되어버린 것.
그리고 사망한 피해자는 조카인 전 씨를 안쓰럽게 여겨 사고 후부터 쭉 보살피며 함께 살았던 것.
경찰 조사에서 전 씨의 진술은 오락가락했다. 그리고 살해의 직접 증거도 발견되지 않아 재판부는 전 씨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그러나 유족은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음 날 전 씨가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가 다시 돌아온 것을 의아해했다. 그리고 과거 경찰이 전두식을 찾아왔던 사건을 떠올리며 그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 의심했다.
16년 전 대구 달성군에서 벌어진 빨간 대문집 납치 사건. 당시 범인은 허 양의 할아버지를 폭행한 후 허 양을 납치한 후 살해했다. 경찰은 생존자인 허 양의 할아버지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했고 이를 공개수배했다.
그리고 당시 경찰이 찾았던 용의자 중 한 명이 바로 전두식이었던 것. 사건 당시 허 양의 집과 허 양의 사체가 발견된 지점은 전두식의 집 인근이었고 용의자 몽타주와 전두식의 생김새가 상당히 유사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전두식의 지능이 낮아 이러한 범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연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빨간 대문집 사건 당시 피해자의 얼굴에 넘은 외상과 전 씨의 삼촌의 얼굴에 남은 외상은 상당히 유사했는데 이를 유족들은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두식이 범인이라면 이대로 두었다간 제3의 피해자가 무조건 나올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삼촌 살인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전두식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유족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은 제삼자의 방문이 없었다는 CCTV 영상도 확보하지 않았고, 전두식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할 당시 그가 어디로 갔으며 캐리어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버리지 않았는지 확인하지 않았던 것.
전두식은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았고 캐리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캐리어를 끌고 나간 이유에 대해 빈 캐리어인데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듣기 좋아서 끌고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이에 재판부는 지능이 낮은 전 씨가 그런 이상 행동을 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검찰이 범인이라고 확신했던 이유 중 하나였던 지적 장애 판단에 대해 재판부는 그렇기에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전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전문가는 "보면 지능이 낮은 건 맞는 거 같다. 58이라는 지능지수가 되게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초1, 2 수준이 된다. 그리고 초1 상태로 50년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초1보다는 지능이 높아 보이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는 그런 그가 거짓 증언이 가능한가에 대해 "초 저학년 때도 어느 정도 판단을 한다. 사회적으로 이건 비난받을 수 있겠다, 이건 어떻게 대답해야 되겠다 그러한 판단 능력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는 사건 당일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전두식에 대해 "하나는 기억이 나는데 하나는 안 난다고 얘기하는 것, 거짓말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자기에게 유리한 건 굉장히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동기를 숨기고 유창하게 거짓을 지어내고 그걸 일관되게 얘기하는 것은 못하고 자기가 하는 얘기가 자기에게 불리한지 유리한지도 가늠을 못한다. 유일한 전략은 모르쇠로 일관하기이다. 경험을 통해 아니다고 말하지 않고 몰라요라고 말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는 것 정도는 아는 사람인 것 같다"라고
정신과 전문의는 "거짓말인지 정말 아니면 이 현실이 받아들여질 수가 없고 정말 이건 난 모르는 일이다. 낮은 수준의 자기 방어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도구를 은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조직화되고 계획적인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는 것들은 굉장히 기능이 저하되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과거 전 씨가 삼촌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의왕 집을 찾았다. 버려진 것 같은 집에서 수상한 것들이 있는지 찾아본 제작진은 전 씨의 정신과 진료 기록을 찾아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피해망상, 환청이 계속 있었다. 피해망상 때문에 갑옷을 챙겨서 입고 다녔다는 것 들어본 적 있냐?"라고 물었다. 실제로 전 씨는 제작진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갑옷을 공개했던 것.
그리고 전문의는 "자기를 활로 쏴서 죽이려고 한다. 그게 항상 나를 겨냥해 있어서 벗을 수가 없다 이런 피해망상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공격성 보다 갑옷이다. 갑옷 때문에 피부가 다 짓물러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2016년 첫 진료 후 조현병 진단을 받았던 전 씨. 그리고 전문의는 과거 피해자가 전 씨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들은 전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자가 자신에게 약을 먹이고 입원을 시키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망상적으로 해석했던 전두식. 이에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 존속살해에 관련해서는 거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상황이랑 관련되어 있다.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갑옷을 입는 이유에 대해 피해자인 삼촌이 자신에게 주사를 맞히려고 했다며 이것에서 안전하고자 갑옷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삼촌은 고약한 사람이라며 그가 사망한 현재에 이르러서야 주사를 안 맞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의학자는 피해자가 사망한 원인에 대해 얼굴에 있는 외상과 관련 없이 가슴 손상에 있다고 판단했다. 손과 발에 의한 무차별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했고 이에 은폐해야 할 흉기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피해자가 입은 손상은 죽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꽤 오래 누워있다 죽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빨간 대문집 사건에 대해 또다시 모른다고 답한 전두식. 하지만 해당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는 전두식에 대해 "유력한 용의자는 많았다. 근데 이런 용의자는 처음 봤다. 비디오로 보니까 맞네. 몽타주 그릴 때 옆에 있었다. 눈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놀랐다.
그리고 방송은 1998년부터 환청을 들었다는 전두식이 빨간 대문집 사건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취재 도중 제작진은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피해자 아들이 전두식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습격을 당했다는 것. 특히 전두식은 이 과정에서 톱을 이용해 피해자 아들을 위협하고 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 사건은 목격자도 존재했다.
하지만 전두식은 또다시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로 일관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1심에서 전두식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 수원 사건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다시 실시한다면 처음 1심과는 다를 것이다. 사건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아들에 대한 폭행을 저질러 구속된 전두식. 그는 여전히 두 건의 살인 사건과 사촌 폭행 사건에 대해 전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에 방송은 "지적장애, 조현병 진단받은 살인 피의자가 1심에서 무죄 석방됐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호나 관리 없이 혼자 살게 된 건 위태로운 일이다. 제작진은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이 사실 알리고 센터의 협조로 살해 관리 및 행정 입원에 대한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추석 당일 갑작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미리 예약된 병원 진료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라며 그의 또 다른 범행을 막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전 씨 관련 사건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다 철저히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이든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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