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가격은 하늘 찌르지”.. ‘엔저’와 ‘서비스 격차’에, 해외 골프장만 ‘문전성시’

제주방송 김지훈 2024. 9.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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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난, 그린피 급등 “해외 골프장 선택”
서비스와 가격 격차.. 골프 소비자 외면
“국내 골프장, 변화 없으면 고립 불가피”


국내 골프장이 이제 선택이 아닌 사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킹난과 그린피(이용료)의 급등은 골퍼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내국인의 수요로 호황을 누렸던 제주를 비롯한 국내 골프장은 이제 외면받고, 그린은 영 채워질 기미가 없습니다.
이에 반해 해외 골프 여행은 급격한 인기를 얻으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국내 골프장 vs 해외 골프 여행.. 선택의 갈림길

국내 골프장의 위기는 수치가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골프장 밀집지인 제주만 해도 내장객 감소세가 뚜렷했습니다. 앞서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209만 1,504명이던 내장객은 코로나 첫해인 2020년 238만 4,802명으로 급증세를 보였고 2021년 288만 7,910명으로 역대 최대치까지 기록했습니다. 2022년도 282만 2,395명이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2022년 말 코로나 19 완화 이후 국제노선 회복에 해외 여행길이 열리면서 내장객 감소세가 두드러지더니 지난해 241만 6,000명까지 급감세를 보였습니다. 올 상반기(1~6월) 내장객 역시 113만 2,9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7만 5,714명보다 4만 2,778명(3.6%) 감소했습니다.

반면 해외 골프 여행은 급증세를 이어가고, 그 중에서도 가까운 일본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가고시마와 같은 지역은 짧은 비행 시간, 높은 기온, 그리고 탁월한 인프라로 국내 골퍼들에게 새로운 성지로 부상했습니다.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 야외수영장 (쇼골프 제공)


골프 통합 플랫폼 '쇼골프'가 인수한 가고시마의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는 대표적으로, 일본 골프 시장에서 한국 골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7일 ‘쇼골프’ 측은 24시간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교통 편의를 위한 송영 서비스와 렌터카 제공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호평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쇼골프 측은 이같은 인기 요인을 “직장인 입장에서는 동남아시아 골프를 치려면, 큰 맘먹고 연차를 며칠간 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라며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는 최적의 장소로 일본 골프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여기에 더해 지속되고 있는 엔저 현상은 국내 골퍼들에게 선택의 여지없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 시그니처 코스 (쇼골프 제공)



■ 엔저 현상이 몰고 온 해외행.. “국내 골프장 추락”

이처럼 국내 골퍼들은 엔저(엔화 약세)로 인해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반면, 국내 골프장은 여전히 높은 그린피와 예약 어려움, 제한적인 서비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골프장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을 감동시킬 만한 서비스가 부족하다라는 얘기”라며 “골프 예약조차 하늘의 별 따기”라고 우회적으로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정작 국내에서 제공해야 할 프리미엄 서비스를 일본에서 찾는 역설은 국내 골프장의 생존 방식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골프장업계 한 관계자도 “일본 골프의 성장세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따라가라는 게 아니”라면서 “현지 내부적으로도 세심한 서비스와 골퍼 중심의 편의성 제공이라는 차별화된 전략 경쟁이 서로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더불어 “국내 골프산업 역시도, 현재의 관행적인 가격 구조를 고수하는데서 탈피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해외 골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필요성)가 더 커질 수 밖에 없고, 국내 산업의 퇴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고비용’ 구조, ‘접근성 제약’ 등.. 한계 극복 관건

고비용 구조와 제한적인 접근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국내 골프장들은 지속 밀려나는 실정입니다. 결국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골프장 고립은 불가피하다는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해외로 나서는 골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져, 지난해의 경우 가장 선호 국가는 태국이 차지한 바 있습니다.

최근 대한골프협회가 전국 17개 시도 20∼70살 성인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활동 참가자 중 응답자의 65.8%가 외국 골프 활동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방문 국가는 ‘태국’(42.1%)이 1위, 이어 ‘필리핀’(32.2%), ‘베트남’(28.0%)으로 1,2,3위가 동남아국가가 차지했습니다. 이어 ‘일본’(26.1%), ‘중국’(14.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내 중견 골프장의 한 운영자는 “부킹난은 물론, 가격 급등세에 고통받는 골퍼들을 내수시장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용 인하만 아니라 일본처럼 세심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이 요구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내 골프장의 미래는 일본을 포함한 해외 골프장들에 밀려 더 큰 고립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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