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오죽하겠나"…9월 중순 식지 않는 무더위, 폭염주의보까지 떴다, 오후 2시 경기에 사령탑도 선수도 한 마디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오죽하겠나."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 오후 2시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나온 말이다.
KBO리그는 지난 9월 1일부터 일요일 및 공휴일에 오후 2시에 경기를 개시한다. 또한 지상파 TV 중계에 따라 토요일 경기를 오후 5시가 아닌 오후 2시에 개시할 때도 있다.
문제는 날씨다. 9월 중순이지만, 더위가 식을 줄 모른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는 관중들 중 온열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시작된 2시께 경기장의 기온은 31.9도였다. 체감 온도는 32.7도. 이날 인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숭용 감독은 "지금 9월이라고는 하지만 여름 날씨다. 너무 힘들다. 어제(14일) (이)지영이 인터뷰를 봤는데, '쓰러질 것 같다'고 했더라. 진짜 그늘이 없으면 힘들 것 같다"며 "하다못해 우리가 더그아웃 앞에서 야구를 보는 데도 뜨거울 정도인데,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KBO리그는 추석 연휴를 맞아 계속해서 오후 2시 경기가 예정돼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오후 2시 경기가 계속해서 열린다.
이숭용 감독은 "일정이 나와 결정된 상황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하고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6월부터 9월까지 여름 날씨가 몇 개월 가고 있다. 부산 경기에서도 팬분들 중 온열 환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2시 경기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 날씨가 올해만 이러면 다행이지만 내년도 이럴 수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선수들도 그렇지만 팬분들도 대단하신 것 같다. 선선할 때 보시는 것이 조금 더 편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분들도 야구장에 와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데, 너무 햇볕이 강하다"며 "물론 KBO도 이런 날씨를 예상 못 했을 것이다. 내년부터는 조금씩 열어두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15일 삼성과 맞대결에서 2홈런을 터뜨린 오태곤도 2시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선수도 너무 더운데, 팬분들도 더 더우실 것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주말 경기를 5시에 개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심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관중들도 좋으실 것이다. 선수들이 언더웨어도 몇 개씩 갈아입고 몸풀기 전부터 기진맥진 된다. 조금만 시간을 늦춰주시면 선수도 좋고 팬들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드려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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