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태양광 거리 규제 1㎞··· "잠재 입지 63%가 날아가"
유럽은 규제 없고, 미국·캐나다는 15m 정도
한국만 평균 300m, 최대 1㎞ 거리 두게 해
"과학적 근거는 없이 민원 최소화 위한 규제"

서울 여의도 면적 3,000배 수준에 달하는 국내 태양광 잠재 입지가 과도한 이격거리 규제로 인해 발전 시설 설치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재생에너지 3배 확충'은 물론, 산업계 요구인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달성하려면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기후 민간 싱크탱크 기후솔루션은 20일 발간한 '소극 행정이 빼앗은 태양광: 명분 없는 이격거리 규제' 보고서에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의 주원인은 기초지자체가 행정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행정을 선택한 데 있다"며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 없이 태양광 발전 자체를 배제하는 규제를 도입한 결과, 국내 잠재 입지의 62.7%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국토 면적 10만743㎢ 중 임야나 개발제한구역 등을 제외하고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잠재 입지 면적은 1만4,177㎢다. 그런데 현재 존재하는 이격거리 규제를 하고 나면, 실제로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면적이 5,288㎢로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이격거리 규제란 빛 공해나 소음 등을 막기 위해 주거지나 도로로부터 일정 거리 내에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없게 하는 제도다.
'민원 막자' 규제 일변도에 태양광 입지 묶여
한국의 문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중앙정부 차원의 일관된 규제는 없고, 각 지자체별 기준이 주먹구구식으로 난립해 있다는 점이다. 기후솔루션·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종합하면 유럽은 이격거리 규제가 없고, 미국은 중위값이 15m, 캐나다도 15m다. 반면 한국은 기초지자체 조례에 따라 평균 300m에서 최대 1㎞까지로, 일관성이 없고 규제 정도도 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 지자체에 설문조사한 결과, 이격거리 규제 수준도 객관적인 증거를 토대로 만들어지기보다 '타 지자체 사례 참고'(47.1%)가 절반에 달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작년 12월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규제 현황과 쟁점' 보고서에서 "지자체별로 민원 최소화를 위해 과학적 근거 없이 이격거리를 높은 수준으로 설정, 지역 간 상이한 이격거리로 인해 사업·주민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태양광 설비의 전자파·중금속배출은 인체와 가축에 영향이 없는 수준이고, 소음도 낮 시간에 한해 일반적인 가전제품 수준으로 발생하며, 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도 강화유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지역 내 재생에너지 갈등 중재할 기관 필요"

전문가들은 이격거리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발전 사업 방향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진영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은 "빠른 태양광 보급을 하려면 (발전 수익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주민 이익 공유형 모델이 가장 합리적 방안"이라며 "지자체마다 (재생에너지 관련) 갈등을 중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행정연구원도 지난해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 규제의 주요 쟁점 및 규제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신재생에너지 설치 반대 이유로 보통 소음, 저주파, 경관 훼손이 꼽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외부 사업자가 수익을 얻기 때문"이라며 '마을기금, 보상, 현물 등 이익 공유 체계를 갖춘 주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모델'을 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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