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광풍에도 “이공계는 싸롸있네”...KAIST 수시 지원자 10% 더 늘었다
4년새 전체 지원자 45% 증가
석박사 전형에도 6800명 지원
의대 증원·학령인구 감소에
이공계 엑소더스 우려했지만
“창의적 공부원해” 학생 몰려
13일 KAIST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2025학년도 학사과정 입학생 국내 수시전형 지원서 접수 결과, 4697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가 410명(9.6%) 증가한 것이다. 수시전형 중복 지원자까지 합치면 모두 6500명으로 전년 대비 514명(8.6%)이 늘었다. 학교 측은 “의대 모집 정원 증원에 따른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와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악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는 다른 결과”라 설명했다.
정시 지원 인원까지 모두 합친 지난 4년간 KAIST 학사 과정 전체 지원자 수도 증가 추세다. 2021학년 5687명이었던 지원 인원은 2022학년도 6300명, 2023학년도 6238명을 거쳐 2024학년도 825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년 간 약 45%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증가율로 따지면 13.2% 수준이다. 석·박사과정 입학전형 지원자 수도 2021년 5992명에서 올해 6783명으로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전형 지원자 수가 902명에서 1370명으로 52% 증가했다.
KAIST 지원자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국가 이공계 인재 육성에 있어 고무적인 현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KAIST를 포함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중도 탈락자가 총 117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매년 이탈자 수가 가팔라졌다.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며 최상위 학생들의 ‘이공계 엑소더스’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KAIST 수시 전형 지원자 수는 이런 관측을 반박하는 결과다.
KAIST는 지원자 수 증가가 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신문화 전략인 ‘QAIST’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QAIST는 창의교육(Q), 연구(A), 국제화(I), 기술사업화(S), 신뢰와 소통(T)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질문하는 인재양성, 창의적 연구 등의 교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이광형 KAIST 총장 취임 이후 추진해왔다. 큰 꿈을 가진 질문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토론하는 수업문화 확산, 문제 출제하는 시험 등 여러 교육 혁신을 시도했다. 공학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 간 융합연구, 글로벌 캠퍼스 구축과 같은 국제화 노력도 기울였다.
KAIST는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과도한 부담 없이 학문적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제도도 마련했다. 2021년 실패 연구소를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망한 과제 자랑대회’도 개최했다. 캠퍼스가 ‘괴짜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크레이지 데이(Crazy-day)를 도입하고 질문왕, 봉사왕, 헌혈왕, 독서왕, 도전왕 등을 신설해 성적에만 매몰되지 않는 다양한 가치관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KAIST 수시 전형 지원자 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 의사 수입의 하향 평준화가 예상되면서 오히려 이공계 선호가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올해 말 합격자 등록까지 끝나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은 “학생의 진로 선택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무학과제도를 비롯해 도전을 장려하는 성적표기 방식 등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기르기 위한 다양한 제도 덕분에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 DNA를 갖춘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 다문화 및 다자녀 가정 대상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하는 등 입학전형 제도를 개선해 온 덕분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AIST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국가 최고의 이공계 인재들을 꾸준히 선발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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