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 경쟁에..韓, 반도체 장비 '글로벌 거점' 떠올랐다

김준석 2022. 11. 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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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기업인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해 글로벌 장비업계 '빅4'가 국내 직접투자를 단행하면서 한국이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중국의 대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 반도체 패권경쟁 격화로 탈중국에 나선 글로벌 메이저 장비사들이 한국으로 이동하면서 대만과 글로벌 반도체 장비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점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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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對中 수출제재로 반도체 장비업체들 대체지 찾기 고심
'최대 고객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위치한 韓 매력적
中 대체지 놓고 '삼성·하이닉스' 韓 vs 'TSMC' 대만 경쟁 치열
ASML 韓에 2400억 투자...대만엔 1조2000억 투자
반도체 기업인과 차담하는 한-네덜란드 정상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국 반도체기업인과의 차담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2.11.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see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기업인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해 글로벌 장비업계 '빅4'가 국내 직접투자를 단행하면서 한국이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중국의 대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 반도체 패권경쟁 격화로 탈중국에 나선 글로벌 메이저 장비사들이 한국으로 이동하면서 대만과 글로벌 반도체 장비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점화되고 있다.

글로벌 빅4, 국내 거점 마련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SML이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인근에 조성하는 '화성 뉴 캠퍼스' 착공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위 4개사의 연구개발(R&D) 기지가 한국으로 모이게 됐다. 약 2400억원이 투입된 ASML 화성 캠퍼스에는 반도체 노광 장비 수리센터, 차세대 반도체 노광 장비 기술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AMAT는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투자 의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경기도 일대에 R&D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도쿄일렉트론(TEL)은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R&D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TEL은 2012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중 가장 먼저 국내(경기도 화성)에 R&D센터를 설립했다. 램리서치는 지난 4월 경기도 용인 지곡산업단지에서 R&D 시설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개소했다.

현 정부도 반도체 장비 분야의 글로벌 거점기지 유치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가진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에서 "ASML이 이번 투자에 이어 반도체 장비 생산공장 또는 R&D센터를 설립하면 양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자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도 "이번이 1단계 투자이며 추가 기회를 신중히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中 대체지 놓고 대만과 승부
한파를 맞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들의 국내 진출을 크게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R&D센터와 수리센터 등을 건설하는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게도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양팽 산업연구원(KIET)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거대 수요기업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한국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무부가 지난 10월 미국 기업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중국의 '대체지'를 놓고 한국과 대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ASML은 내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대만 북부 신베이시 인근에 신규 공장 건설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ASML은 최대 고객인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소재한 대만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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