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6연패 수렁에 빠졌을 때도 홀로 방망이를 휘두르던 남자가 있었다. 문현빈(23)이다. 19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전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팬들 사이에서 "한화에서 제일 믿을만한 타자"라는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288일 만의 4안타, 11경기 연속 안타

문현빈은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에게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1-0으로 앞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박세웅의 149km 몸쪽 높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초구가 몸쪽 깊게 들어왔는데 타이밍이 좀 늦었다. 그래서 계속 직구가 올 거라고 생각했고,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시작에 불과했다. 5회 무사 1루에서 다시 만난 박세웅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6회 1사 1·3루에서는 롯데 구원 박세진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터뜨렸다. 7회 2사 1·2루에서는 박준우에게서 좌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까지 뽑아내며 4안타 4타점 2득점을 완성했다.
문현빈이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한 건 지난해 7월 5일 고척 키움전 이후 무려 288일 만이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어진 연속 경기 안타도 11경기로 늘렸다.
타율 0.382, 리그 4위

프로 4년 차 문현빈은 올 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17경기 68타수 26안타로 타율 0.382를 기록 중이며, 4홈런 19타점에 출루율 0.494, 장타율 0.691을 찍고 있다. 박성한(SSG·0.470), 류지혁(삼성·0.415), 천성호(LG·0.391)에 이어 타율 4위에 올라 있다.
한화가 6연패에 빠져 있을 때도 문현빈은 '홀로 야구를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꾸준했다. 연패 기간 10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7타점 타율 0.324를 기록했다.

비결을 묻자 문현빈은 "타격감은 항상 좋게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결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며 "좋은 성적을 잃지 않으려고 몰두하다가 오히려 안 좋았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성적과 별개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LG 잡고 좋은 분위기로 대전 가겠다"

한화는 10~12일 KIA전, 14~16일 삼성전에서 연속 스윕패를 당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18~19일 롯데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문현빈은 "개인 성적도 기분이 좋지만, 어제 연패를 끊고 또 연승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 굉장히 기쁘다"며 "내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더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다음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LG다. 한화는 21~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와 3연전을 치른 뒤 24~26일 대전 홈에서 NC를 맞는다. 문현빈은 "LG가 상위권에 있는 팀인데, 잡는다면 더 좋은 분위기로 대전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투수들도 좋아지고 있고, 타자들도 잘 쳐주고 있다. 우리 타선은 항상 강하다고 생각하기에 지금처럼 하면 더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