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이동관 때 방통위 기획조정관, 2인 체제 가장 큰 책임"

박서연 기자 2024. 10.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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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배중섭, "2인 체제 가능" 법률자문 받아내 실무적 뒷받침
한상혁 위원장 시절 최민희 후보 결격사유도 법제처 의뢰 제안
김현 의원 "김효재·이동관 시절 법제처에 유권해석 받아내지 않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배중섭 전 방통위 기획조정관이 지난 24일 국회 과방위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야당 의원들이 지난 8월 초까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기획조정관이던 배중섭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을 향해 “이동관 위원장 시절 2인 구조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사람이다. 책임이 매우 크다고 본다. 지금 방통위의 현재와 같은 이 구조에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4일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문화진흥회, KBS 등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한 자리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5월 한상혁 위원장이 쫓겨나고 김효재 직무대행, 이동관 위원장, 이상인 직무대행, 김홍일 위원장, 이상인 직무대행까지 다 기조국장으로 있었죠?”라고 묻자,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현 의원이 이어 “그러면 (방통위) 2인 구조에서 논의하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법률 자문을 구하는 역할을 배중섭 전 기조국장님이 하신 거죠?”라고 묻자,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2인 의결에 관해서는 기존 법률 자문 결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현 의원은 “그건 2017년도에 있었던 거고, 지난해 법률 자문을 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이후에는 국회에서 요청하셔서 (했다)”라고 답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과방위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배중섭 전 방통위 기획조정관을 향해 질문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김현 의원이 “두 군데 법률 자문 구하는 일을 전 기조관이 하신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묻자,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이 “제 소관이었다”고 답했다.

정동영 의원실이 방통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해 10월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2인 체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법률자문을 받았다. A로펌의 법률 의견서에는 “대통령이 지명한 상임위원 2인만 있는 상황의 논란 가능성은 별론으로 하고”라는 단서를 달고 2인 체제가 방통위 설치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B로펌은 2인 체제 의결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대통령 추천 2인 위원 구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구체적 관계가 달라질 경우, 결과가 달라진 수 있다”고 했다. 두 로펌 모두 2인 체제 의결이 법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대통령 추천 위원 2인 의결에 대해서는 살필 여지가 있다고 본 것.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지난해 3월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최민희 후보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 가운데 법제처에 결격사유 여부를 의뢰하기도 했다. 김현 의원은 “(법제처에 의뢰하자고) 한상혁 위원장한테 보고했던 사람이다. 사무처장 겸 기조관을 하면서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동관 위원장 시절 법제처 유권해석을 넣은 걸 빠르게 답신을 받으려는 노력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갑설 을설(상임위원 적격 가부안)을 만들어 올렸더니 한상혁 위원장이 법제처로 보내자고 그랬어요? 아니면 본인이 법제처로 보내자고 제안드렸어요?”라고 묻자,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법제처 질의를 해야겠다고 말씀드렸고 그것을 한상혁 위원장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에 질의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현 의원은 “그래서 결국 2인 구조가 파행으로 가고 2인 구조에서 모든 결정을 하면서 어마어마한 일들이 7월31일까지 이어지는 일들의 주무 책임자다. 떠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고 말한 뒤 “실무적으로 굉장히 오래 활동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다 알고 꿰뚫고 있는 분이다. 근데 정권에 따라서, 위원장이 누구냐에 따라서, 2017년에는 사회적 정치적인 중요한 의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의 실무책임자였고,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동관 위원장일 때는 또 아주 중요한 의제를 2인 구조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의 실무적 뒷받침을 한 사람이다. 책임이 매우 크다고 본다. 지금 방통위의 현재와 같은 구조에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8월 초 방통위를 퇴직한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지난달 3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상근부회장에 임명됐다. 지난 10년간 KISIA 상근부회장 자리에 임명된 인사들은 모두 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이었다. 그러나 배중섭 전 기획조정관은 지난 10년 간 방통위에서 정보통신기술 분야 보직을 정식으로 맡지 않았는데 이례적으로 KISIA 상근부회장으로 직행했다. 방통위에서 KISIA 상근부회장직에 직행한 사례도 최초다. 이동관 방통위에서 충실히 일한 대가의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기사 : [단독] 이동관 시절 방통위 기획조정관, KISIA 억대 연봉직 이례적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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