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야외테라스가 있다고?! 보고도 놀라운 34평 인테리어
안녕하세요. 요리를 좋아하는 실속파 IT맨 남편과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만 게으른 전직 디자이너 아내, 그리고 태권도와 물놀이,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6살 아들이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집은 결혼 9년 차, 3식구의 4번째 집이자 첫 번째 리모델링을 한 집이랍니다. 꿈꾸던 전원주택 대신, 전원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복층 아파트로 이사를 하며 리모델링 업체에 "집이 가족 모두의 놀이터가 되길 바랍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개인적인 즐거움을 누리고 함께 하는 공간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집! 따로, 또 같이 놀 집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부탁드렸고 5주의 공사 끝에 제가 꿈꾸던 우리만의 놀이터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저는 선과 면이 어긋나거나 색상이 조화롭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공대생 오빠인 남편은 이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비슷한 마감재 사이에서 끙끙대며 고민하거나 무몰딩의 장점에 대해 끝없이 늘어놓고, 사소한 디테일에 집중하던 저를 신기하게 여기던 남편이지만, 오히려 공사현장에서는 제가 놓친 부분들을 매의 눈으로 찾아내 주기도 하였습니다.
도면 Before
저희 집은 34평형 아파트지만 추가로 위층에 10평의 다락방과 20평의 넓은 테라스가 있는 복층구조입니다. 기존 복층의 도면은 찾을 수가 없어 소개를 못해드려 아쉽습니다.
리모델링이 처음인 만큼 욕심이 많아 35장에 육박하는 제안서를 들고 다니며 여러 업체들과 미팅을 했었습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저희가 준비해 간 내용에 맞춰 견적만 내주셨는데요, 그러던 와중 미리 알려드린 아파트 정보를 토대로 3D 준비를 해놓고 구조변경의 변화를 눈앞에서 보여주신 업체가 등장했지 뭐에요. 꼼꼼한 준비성에 반해서 제가 준비했던 구조는 버리고 실장님의 감각을 믿고 맡기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딱 드는 업체를 찾는 행운도 만나기 어려운 일인데 운이 정말 좋았습니다.
도면 After
우드톤의 마감재로 이루어져 있던 3개의 방과 2개의 화장실, 그리고 복층 다락방 하나가 있던 아파트는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화이트 톤의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다락방을 2개의 공간으로 나눠 총 5개의 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고수님들 집들이에서 보이는 원색의 포인트, 어두운 원목 바닥등이 욕심났지만 넓은 평수가 아니고 첫 리모델링 공사였기에 큰 욕심은 버리고, 심플한 화이트 인테리어에 라운드와 템바보드로 포인트를 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공사 과정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는 무조건, 최대한 자주 가서 직접 확인을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도 매일 아이 등원시키고 커피나 가벼운 간식을 들고 출근하다시피 얼굴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확인하고 온 작업이 오늘은 어제 말과 다르게 진행되어 있는 상황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업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수습이 더 어려워지고, 생각지 못했던 견적이 추가되기도 하고, 현장 상황에 따라 계획과 다른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어려웠습니다.
공사하는 동안은 남편보다 현장 실장님과 통화를 더 자주 하며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걱정도 많았지만 공사가 끝난 집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고민하고 상상하던 공간들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와 무척 행복합니다. 요즘도 아이를 등원시키고 소파에 앉아 가만히 천장만 바라보아도 간결한 선과 면의 만남에 행복해집니다.
현관 Before
기본 구조의 전형적인 현관입니다. 공간이 좁고 색상과 재료가 다양해 복잡해 보였습니다.
현관 After
집에 사용된 모든 마감재는 동일한 제품과 색상으로 최대한 통일성을 유지했습니다. 현관은 화사한 아이보리 컬러의 600각 타일로 밝은 느낌을 주었고 빈 공간에 수납이 가능한 베이지 톤의 벤치와 라운드형 거울을 배치했습니다.
아이가 앉아서 신발을 신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지만 높이가 살짝 높아 지금은 아이의 유치원 가방이나 태권도 가방 등을 올려두고 있습니다.
공간이 좁아 중문은 설치하지 않았고 기존의 신발장은 철거, 신발장 하단의 공간을 두어 자주 신는 신발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주방 Before
ㄷ자 구조의 계단실과 펜트리실, 좁고 어두운 싱크대, 좁은 아일랜드 식탁과 냉장고장까지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기능이 있어 더 어둡고 좁아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공간입니다.
주방 After
기존 주방의 모든 구조물을 철거하고 새롭고 창조된 저희 집의 주방입니다. ㄷ자형의 계단실과 연결되어 있던 펜트리를 철거하여 날렵한 계단이 완성되었고 주방이 더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주방과 계단실을 모두 철거하고 계단의 방향을 반대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아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유니크하고 슬림한 라인의 계단실이 탄생했습니다.
주방은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공간입니다. 남편의 위시 리스트는 넓은 아일랜드 조리대, 요리하는 공간과 싱크대가 어둡지 않도록 조명 설치, 싱크대 위의 수납장은 높게- 등등이 있었습니다.
키가 큰 남편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싱크대와 아일랜드의 높이는 최대한 높이고 상부장은 2단으로 제작, 아래 칸은 깊이의 차이를 두고 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싱크대와 비교하면 15cm를 높였더니 제가 사용할 때는 좀 불편하기는 하네요. 정작 이사 후 바빠진 남편은 요리나 설거지를 자주 못하는데 말이죠.
템바 보드로 마무리한 아일랜드는 모서리를 라운드로 돌려 포인트를 주었고 주방 역시 전체적인 화이트톤에 맞췄으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원목식탁과 스틸 재질 냉장고와의 조화를 위해 상부장 하단에 톤 다운된 베이지를 사용하여 이질감을 줄였습니다.
대면형 아일랜드입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싱크대와 아일랜드의 문 여닫임은 서로 방해가 없는지, 두 명 정도의 사람이 같이 움직여도 불편하지는 않을지, 식탁의 위치와 의자의 여유 공간까지 모두 고려해 최적의 자리와 사이즈를 찾기 위해 현장 실장님과 상의하여 두 번의 재작업을 통해 힘들게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아일랜드 조리대와 싱크대 상판, 벽면 타일까지 대형 무광 세라믹으로 통일시켰습니다. 그리고 직사각형의 깔끔한 싱크볼과 수입 수전으로 마무리하고 모든 가구들은 무광의 도어를 달았습니다.
워낙 정리에 약하고 쌓아두는 성격이라 거실에서 지저분한 주방이 보이지 않도록 아일랜드 조리대 뒤로는 템바보드 가벽을 20cm 정도 높여 가림막을 만들었습니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의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답답해 보일 것 같다며 반대하던 남편도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3명이 사는 집에 2미터가 넘는 커다란 식탁을 둔 이유는 손님이 오셨을 경우를 위한 것도 있지만 넓은 테이블에서 밥만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식탁은 우리 가족의 보드게임방, 레고 작업대, 저의 미싱 공방이 되기도 하는 고마운 공간입니다.
구입한 지 9년이 지난 식탁이라 이사를 하며 바꿀까 고민을 했지만 아직은 너무 멀쩡해서 눈물을 머금고 아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신혼의 추억이구나 하며 최대한 써볼까 하는 중입니다
아주 넓어서 무엇이든 늘어놓고 작업하는 저에게 최적의 테이블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 식탁에서 사부작 사부작 만들어 본 아이의 한복입니다. 남자아이들은 예쁜 한복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 아이의 첫 한복부터 쭉 제가 만들어 입히고 있는데, 그동안 만들어 주는 대로 입던 고객님이 내년에는 꽃무늬 말고 어두운 색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시네요. 형아가 되어가나 봅니다.
거실
기존의 몰딩과 대리석 아트월, 걸레받이는 모두 철거하고 화이트톤의 무몰딩의 간결함을 최대한 살린 공간이 완성되었습니다. 천장 우물 박스에 할로겐 다운라이트를 시공하여 밝고 깨끗한 느낌으로 변했습니다.
거실은 가구가 많지는 않지만 3미터의 커다란 소파, 120인치의 더 커다란 스크린이 자리하고 있어 최대한 색상을 줄이고 최소한의 가구만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뭐든 큰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네요.
TV장은 빔프로젝터를 올려놓고 사용해야 하기에 높이와 깊이가 중요했습니다. 시중에서는 구매할 수 없어서 직접 사이즈를 고민하여 직접 도면까지 작업, 인테리어 업체에게 직접 부탁하여 제작해 더욱 애정이 가는 가구입니다. 빔프로젝터를 가운데에 두고 한쪽은 전자기기, 한쪽은 아이가 거실에 두고 싶은 장난감이나 보드게임, 색연필 등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120인치의 화면으로 영화와 스포츠 경기를 보려고 구매를 하였지만 주로 아이의 만화영화 감상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빔프로젝터와 액자형 스크린입니다. 가끔 아이가 없는 낮에 암막 커튼을 치고 영화를 보기도 하는데 영화관 만큼은 아니어도 꽤 만족스러운 나만의 영화관이 되어줍니다.
베이지색의 패브릭 소파와 톤 온 톤으로 고른 암막 커튼, 주방의 아일랜드와 통일시킨 테이블과 TV 장으로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유지하고 있습니다.
알로소 사티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사용해도 될는지 걱정이 매우 많았지만 오염에 강하고 물이나 주스가 묻더라도 쉽게 지워져서 걱정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파에서는 간식을 먹지 않는다는 규칙을 잘 지켜주는 아들 덕분이겠죠?
계단실
1층의 다른 공간을 소개하기 전에, 계단 위로 먼저 올라가볼까봐요! 이곳은 테라스로 향하는 계단입니다. 기존에 주방과 계단을 막고 있던 펜트리를 철거 후, 계단 위치를 변경했습니다.
펜트리가 사라지며 부족해진 수납 공간은 계단 아래를 활용해서 김치냉장고와 에어프라이어, 식료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금방 어수선해지는 공간이기도 하는데 요즘은 아이가 본인이 정리하겠다고 해서 저는 손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을 닫아두고 사용해서 너무 다행이네요.
구조를 바꾸며 계단의 입구가 주방 쪽에 위치하게 되었고 유리 난간을 설치, 안전을 위한 손스침바와 간접조명도 시공하였습니다. 날렵하고 세련된 계단과 천장 구조의 변화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이가 계단 마지막 칸에 앉아서 저녁을 준비하는 저에게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주차장 놀이를 하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계단에서 내려다 본 거실 풍경입니다. 아이가 다양한 높이와 공간에서 자라면 상상력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는데, 아파트에서도 아이에게 새로운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락방 Before
오픈식 난간과 하나의 넓은 다락방으로 이루어져 있던 공간입니다.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냉난비의 걱정이 컸고 활용의 제한도 많았습니다.
다락방 After
계단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벽과 문을 설치해 완벽하게 분리된 두 개의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나무 문이 아닌 방음과 방한에 강한 야외용 터닝 도어를 실내에 시공해 다락방의 단점을 보안했습니다.
문에 달린 그림으로도 느껴지시죠? 오른쪽은 색색의 장난감이 가득한 아이의 놀이방, 왼쪽은 맨스 케이지 느낌이 가득한 다크한 아빠의 놀이방입니다.
다락방 1 - 놀이방
아이의 놀이방은 최소한의 공사만을 하고 그 안의 모든 가구는 이케아에서 구매했습니다.
아이 등원 후 혼자서 조립하고 정리하느라 허리가 엄청 아팠답니다. 아이에게는 더없이 신나는 공간이지만 낮은 쪽 정리를 하려면 허리가 정말 아파요.
놀이방에 장난감을 모두 보관하고 있어 아래층의 화이트 인테리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리를 열심히 해놔도 10분 만에 다시 엉망이 되는 건 모든 집이 마찬가지겠죠? 귀찮을 땐 문 딱 닫고 안 올라오면 눈에 안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따 소개할, 아래층 작은방의 안마의자에게 자리를 빼앗긴 저의 책상과 책장은 아이 놀이방 한쪽 벽면에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햇빛이 강해 은은한 커튼을 걸어 놓았습니다.
다락방 2 - 아빠 멀티룸
저희 집에서 가장 다크한 공간입니다. 어두운 벽지와 동일한 컬러의 슬라이드장, 에메랄드그린의 러그로 남자만의 동굴 느낌을 살린 아빠의 놀이공간은 PC방, 독서실, 헬스장, 가족 노래방까지 작지만 가장 바쁜 공간입니다.
안쪽 높이가 낮은 공간에는 슬라이드 벽장을 설치해 이불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악기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싶어 방음벽과 소음에 강한 터닝 도어를 설치한 공간입니다. 혹시나 이웃에 소음이 들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테라스에서 확인해 보고 아래층에서 들어봐도 노랫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안심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들었지만 아이가 매우 즐거워해 노래방 설치하기를 잘했구나 하고 있어요.
테라스
테라스는 이 집으로 이사 오게 된 가장 큰 이유이고, 저희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공간입니다.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테라스까지 같이 맡길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커진 계단 공사의 견적 문제로 이사 후 가벼운 시공만 했습니다.
이웃집과 마주하는 양쪽 벽면에 방칼라이목으로 펜스를 설치하였고 20평 정도의 넓은 테라스는 두 공간으로 나누어 사용 중입니다.
코너에 위치한 넓은 공간에는 주로 아이가 노는 공간입니다. 가벼운 물놀이나 트램펄린, 모래놀이 등을 하며 놀고 있고 올여름에는 옥상 워터파크를 개장해 루프탑 수영장을 누렸습니다.
콩자갈을 시공한 다락방 앞쪽 공간에서는 바비큐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테라스가 있는 집을 리모델링하기로 하면서 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는 어떤 저녁시간을 상상했습니다. 남편은 바비큐를 굽고 아이는 물놀이를 하며 저는 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이었죠.
현실은 바비큐를 하는 남편의 얼굴에는 땀이 가득이고 아이의 물놀이에는 엄마의 끊임없는 노동이 필요로 하네요.
작년 초겨울에 이사를 오고 난 후 테라스에서 계절의 변화를 더 생생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물만 주면 채소가 쑥쑥 자라는 줄만 알았던 초보 농사꾼들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직접 키운 채소들로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 테라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산지 직송 채소들입니다. 주말마다 고기를 구워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아파트에서 전원생활의 묘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 즐거운 나날들입니다.
안방
다시 1층으로 돌아와서 나머지 공간을 둘러볼까요? 이곳은 은은한 라벤더 색상의 커튼과 침구로 차분한 분위기의 안방입니다. 안방은 붙박이장이 없고 안방 화장실 옆에 작은 드레스룸만 있었던 구조였는데요, 그러다보니 옷을 수납할 공간이 부족해 한쪽 벽면에 TV 장 겸 붙박이장을 제작, 남편의 옷들을 모두 수납하고 있습니다. 주방의 상단 수납장과 동일한 마감재를 사용했습니다.
원목 느낌이 가득했던 화장대는 시트지 작업만으로 깔끔한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화장대 안쪽의 문이 저의 드레스룸입니다.
드레스룸 Before
안방 안쪽의 조그마한 공간에 기본 옵션인 시스템장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먼지와 정리가 걱정되었고 유행이 지난 우드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모두 철거하기로 하였습니다.
드레스룸 After
시스템장 철거, 벽지 마감까지 마무리한 방에 이케아 팍스 시스템을 이용하여 주문, 조립까지 맡겼습니다. 가지고 있는 옷의 종류와 사용빈도까지 제가 원하는 대로 수정이 가능해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맞춘 듯 공간에 딱 맞게 떨어져 짜릿했어요.
안방의 붙박이장에는 남편의 옷을 넣어두고 드레스룸에는 저의 옷과 가방, 아끼는 구두를 수납하고 있습니다.
이케아 옷장 맞은편에는 역시 이케아 제품으로 신혼 때부터 가지고 다니던 저의 수납장을 옮겨 놨습니다. 구두를 좋아해 구두가 많은 편이라 현관의 신발장으로는 수납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신혼집에서부터 이케아 책장을 신발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이힐을 더이상 신지 못하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아이 방
아이가 아직 잠자리 독립을 하지 못해서 지금은 침대 프레임 없이 킹사이즈 매트리스만 두고 생활하고 있는 아이 방입니다. 내년 즈음엔 아이 방 인테리어를 바꿀 생각이라 지금은 되도록 기존의 가구만으로 인테리어해놓고 있습니다.
3단 조명이 있어 취침등으로 사용 중인 침대 헤드 수납장은 에어컨 리모컨이나 체온계 등을 두고 핸드폰 충전까지 가능해 아주 편리하게 사용 중입니다.
책은 구입하기보다는 전집 대여를 이용하고 있어 책장도 소박하네요. 선물 받은 자석보드는 처음에는 다락방에 두고 그림 그리는 용도로 사용하다가 아이가 한글을 익히기 시작하면서 아이 방으로 옮겨서 알차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작은방
저의 작업실로 사용하려던 현관 앞 작은방은 집에서 위치를 찾지 못한 덩치 큰 가구와 가전들이 모여있는 방이 되었습니다. 소파를 큰 걸로 구입하다 보니 기존 집에서는 거실에 두었던 안마의자를 둘 곳이 없어지는 바람에 이방에 두게 되었답니다.
거실에 안마의자를 두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마의자가 없는 삶은 만족도가 떨어져 고민하다가 얻은 결론입니다. 아쉽지만 생각보다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취미가 많은 저의 취미용품 보관용 서랍장과 스타일러, 그리고 이젤 등 서로 짝이 맞지 않는 제품들이 어설픈 동거를 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아이와 제가 그림을 같이 그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이젤과 유화물감, 전문가용 색연필 등 아이에게는 보물섬 같은 곳이라 호시탐탐 서랍장을 열어서 그림 그리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화장실
현관에서 사용한 베이지색 600각 타일을 사용하였고 유행하는 졸리컷, 라운드형 거울과 다운라이트 조명으로 화사한 화장실로 바뀌었습니다.
목욕 장난감을 수납하기에 편리한 코너선반은 물이 잘 빠져 욕실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마치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글이 쓰다 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아요. 이사하고 8개월이 지난 지금, 저희 집은 저희 가족에게 겨울도, 봄도, 여름도 늘 변화하는 신나는 놀이터였습니다. 돌아오는 가을에는 어떤 놀이를 하며 지낼까 무척 기대가 됩니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오늘의집을 거의 매일 들어와 많은 도움을 받았었는데 저희 집 소개를 통해 다른 분들에게도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