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23명 참사’ 리튬전지 상습적 늑장 군납에도 방사청 현장점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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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아리셀 참사와 관련, 지난 2021년부터 아리셀이 군 당국으로부터 수주한 리튬 전지를 상습적으로 늑장 납품을 했는데도 관계기관의 현장 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사각지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부터 최근 5년간 아리셀을 제외한 나머지 군용 리튬 전지 제조업체의 납품 현황을 보면 총 45건의 계약 중 5건만 납품이 지연됐다.
반면 아리셀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군용 리튬 전지 납품 이력이 있는 모 업체는 2019년에 인증을 획득한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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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현장 점검했더라면 참사 막을 수 있었다” 주장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아리셀 참사와 관련, 지난 2021년부터 아리셀이 군 당국으로부터 수주한 리튬 전지를 상습적으로 늑장 납품을 했는데도 관계기관의 현장 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사각지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리셀은 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공장에서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검사 미달 판정으로 밀린 생산분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제조공정을 진행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5년간 아리셀과 그 외 군용 리튬 전지 납품 업체의 방위사업청 계약 및 납품 현황 확인 결과, 아리셀이 상습적으로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사례들이 발견됐다. 황희 의원은 "아리셀의 생산 공정상 문제와 그로 인한 납품 물량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 공개 자료에 따르면 아리셀은 2021년부터 방사청과 리튬 전지 3종에 대해 11건의 계약을 맺어, 전지 15만 8911개 납품을 계약하고 72억 63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아리셀은 11건의 계약 중 무려 9건이나 납기일을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1건의 계약에서 여러 차수로 납기일을 설정했음에도 지키지 못했던 탓에 납기 지연 횟수가 계약 건수를 넘어 13회에 달했다.
허 의원은 아리셀의 이러한 납기 지연 행태는 동종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부터 최근 5년간 아리셀을 제외한 나머지 군용 리튬 전지 제조업체의 납품 현황을 보면 총 45건의 계약 중 5건만 납품이 지연됐다. 그 결과 납기 지연한 업체에게 부과되는 지체상금도 아리셀이 나머지 수주 업체 전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리셀에게 부과된 지체상금은 2억 3600만 원으로, 나머지 업체 전부가 받은 3900만 원의 6배에 달한다.
허 의원은 "경찰 수사를 통해 알려졌듯 아리셀은 4년에 걸쳐 방사청과 기품원을 ‘시료 바꿔치기’ 등의 불법 행위로 속여가면서도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면서 "생산능력 자체가 의심이 가는 수준으로, 지금까지 납품된 물량도 하자가 다수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9월 기품원이 납품 물량을 대상으로 한 1차 시험 결과, 2개 로트 16개 중 9개가 규격에 부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납품 전지들은 군용 리튬 전지 화재 대책인 폭발 방지기술 적용 전 계약 물량으로, 개별 전지 전체 검사는 어려워 샘플링 방식을 통해 검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원은 상습적 납기 지연이나 불량품 발생을 이유로 단 한 번이라도 현장 점검을 나가서 군수품 생산 현장을 확인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방사청과 기품원은 ‘국방품질경영체제(DQMS)’라는 인증 제도를 통해 인증 업체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업체 현장을 방문해 제조 프로세스와 작업 환경에 대한 점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임의 인증’인 데다 경쟁입찰 시 물품 적격심사에서 평점 1점만이 추가될 뿐이라 자발적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도 미미한 수준이다.
아리셀 역시 DQMS 인증을 받지 않아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반면 아리셀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군용 리튬 전지 납품 이력이 있는 모 업체는 2019년에 인증을 획득한 것이 확인됐다.
허 의원은 "K-방산을 외치며 수립한 ‘군수품 품질관리 기본계획’에서도 공정 관리가 강조되는 추세"라면서 "방사청이 국가기관으로서 군은 물론 시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안전한 군수품 생산을 위해 철저한 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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