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앤씨, 2년째 적자 '자본잠식' 천호역세권 사업 표류

서울디앤씨 본사가 위치한 대치동 금척빌딩 /사진=네이버지도

부동산 개발업체인 서울디앤씨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분양 수입이 증가했지만 분양원가 상승과 이자비용 부담으로 인해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26일 서울디앤씨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영업이익은 30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외비용이 398억원 발생하면서 121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서울디앤씨는 2022년에도 89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서울디앤씨는 2022년 순손실로 인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년 연속 적자로 자본 총계는 -58억원에서 -179억원으로 감소하며 잠식이 지속됐다.

서울디앤씨는 1997년 부동산개발 전문회사로 출범했다. 농어촌진흥공사 출신의 류영찬 대표가 자본금 3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해 부동산개발업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디앤씨의 주요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2016년 부천 한신더휴 메트로 공동주택사업(한신공영 시공), 2019년 강남 자곡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신세계건설 시공) 등이 있다.

서울디앤씨는 2021년 수원갤러리아역세권복합개발PFV(지분율 60.1%), 2022년 경주천군개발PFV(93%), 천호역세권PFV(73.7%) 등 설립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개발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던 중 글로벌 금리 인상 시기가 겹치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는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2022년 서울디앤씨의 연결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이자비용은 2021년 96억원에서 2022년 143억원으로 47억원(4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도 이자비용은 더욱 증가했으며 계열사 지분법 손실과 대손충당금 반영 등이 더해지면서 적자가 늘었다. 서울디앤씨는 지난해 174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했다. 여기에 60억원의 개발사업 관련 손상차손과 144억원의 대손상각비가 추가되면서 적자 폭이 증가하게 됐다.

/사진=서울디앤씨 연결감사보고서(2024년 8월 26일)

부평디앤씨는 인천 부평 갈산동 171번지 부평이마트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한 계열사다. 서울디앤씨는 부평디앤씨 장기대여금 45억원을 대손 처리했다. 제주 조천읍에서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한 제주디앤씨에서도 미수금을 포함해 23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경기 광명 철산동 270번지 일대의 업무시설을 매입해 근린생활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던 찬스리테일PFV, 철산홀딩스, 철산디앤씨에서도 총 65억원의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철산동 270 토지 등기를 살펴본 결과 해당 부동산은 4월 압류로 인해 광명시로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디앤씨에 철산 개발사업 등 사업 경과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디앤씨 관계자는 "공시에 나와 있는 내용 외에 추가로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부동산 개발사업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디앤씨가 천호역세권PFV를 통해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천호동 개발사업은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3년 가까이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채 브리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브리지론은 9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태영건설은 부동산펀드를 통해 리파이낸싱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협의가 불발될 경우 공매로 사업을 처분할 예정이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