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즈 세미액티브 서스펜션은 다재다능한 모토굿찌 V100 만델로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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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굿찌의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 V100 만델로와 만델로S는 피아지오에게 있어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닌 모델이다. 완전히 새로워진 설계로 앞으로의 모토굿찌를 이끌어나갈 신형 엔진을 얹고, 이름부터 모토굿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만델로 델 라리오의 이름을 따왔다. 게다가 기존의 모토굿찌에 없던 첨단 전자장비도 몽땅 때려 넣었다. 100년의 역사에 가장 과감한 선택이었고, 그 결과물은 꽤나 근사하다.
이번 V100 만델로 S를 테스트하기 이전에 V100 만델로의 기본 모델을 먼저 접했다.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전혀 모토굿찌 답지 않으면서도 모토굿찌만의 매력을 담은,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으로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했다. 하지만 주행하는 내내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일상 주행에서 안락함이 부족한 서스펜션과 퀵시프트의 부재였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완벽하게 해결해줄 모델이 이미 라인업에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V100 만델로 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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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디자인
80년대 스포츠 바이크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잘 재해석해낸 디자인은 독특하면서도 익숙하다. 어설프게 다른 것을 따라한 느낌 없이 모토굿찌만의 개성과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 기본 모델과 한눈에 느껴지는 차이는 역시 컬러다. 단색으로 칠해졌던 기본 모델과 달리 S모델은 그린과 실버의 투톤 컬러를 입었다. 여기에 엔진 헤드와 포크의 골드, 그리고 디테일에 오렌지 블랙이 더해져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기존의 100주년 기념 컬러와도 비슷한 조합이지만 반짝이는 유광으로 마감되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차체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순정 사이드 케이스를 장착하니 스포츠 투어링의 분위기가 확실해진다. 차체의 존재감도 더해지고 실제 주행에서 무게 밸런스도 오히려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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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존재감
V100에 적용된 수랭 V트윈 엔진은 기존 모토굿찌의 공랭 엔진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엔진의 보어와 스트로크가 96x72mm로 스트로크보다 보어가 상당히 큰 오버스퀘어 엔진이다. 엔진 스펙만 보면 스포츠 바이크들과 유사하다. 실제 토크감과 고회전까지의 치솟는 회전감각 모두 기존의 모토굿찌 수준이 아니다. 여기에 퀵시프트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가속하는 느낌이 더욱 요즘 바이크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크랭크축이 세로로 배치되어 엔진이 좌우로 툭 튀어나오는 세로배치형 V트윈 엔진은 대체 불가능한 필링을 만든다. 그리고 엔진 특성상 자이로 효과가 적어 좌우 기울어짐이 가벼운 것은 모토굿찌 V트윈, BMW 박서, 혼다 골드윙의 플랫6 엔진과 같이 세로배치형 엔진들 고유의 특징이다. 그중에서 모토굿찌의 엔진만이 V형 레이아웃으로 고동감 있는 필링을 만들어낸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처럼 엔진의 성능을 비롯해 첨단 전자장비 탑재 등 갑자기 비약적으로 높아진 완성도는 사실 피아지오 그룹 계열사인 아프릴리아의 힘을 빌린 것이다. 출처가 확실한 신기술이니 완성도에 대한 의구심은 살짝 접어둬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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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 에어로다이내믹
V100 만델로S에는 가변식 에어로다이내믹이 적용되어 있다. 실제 방풍 효과는 전동으로 작동하는 윈드쉴드의 효과가 더 확실한 차이를 만든다. 그래도 멋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근사한 효과를 낸다. 그린 컬러의 차체와 날개 아래 오렌지색 컬러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기본 모델보다는 날개의 위치가 확실히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기왕 날개를 펼치는 김에 조금 더 과감하게, 외형부터 변화가 더 극적으로 티가 나게 바뀌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자랑스럽게 세계 최초를 이야기하고 있는 기술이기에 좀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풀페이스 헬멧을 쓰고 달릴 때는 날개 자체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작동 여부가 안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계기반에 작동 여부라도 표시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처럼 자잘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 기능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별다른 설명 없이 만델로S가 가진 최첨단의 이미지를 한방에 이해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델로S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전원을 켜고 날개를 한번 슥 펴주면 자연스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유치해 보여도 할 수 없다. 마크로스부터 트랜스포머까지, 우리가 변신하는 메카닉에 열광해온 것은 본능에 가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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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즈 스마트 EC 2.0
S모델에 적용되는 올린즈 서스펜션은 이 바이크의 수준을 한 단계, 아니 그 이상으로 높여준다. 일단 기본 모델은 리어쇽의 초기 하중을 제외하고는 조절할 수 없는 깡통 서스펜션이었다. 기본 세팅 자체가 꽤 스포츠 주행에 맞춰져 주행의 재미는 좋았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차체의 움직임 자체를 딱딱하게 만든다. 스포츠 투어링의 캐릭터를 가진 전체적인 콘셉트에 비하면 투어링보다는 스포츠에 치우친 느낌이었다. 하지만 만델로S의 올린즈의 세미액티브 서스펜션은 다르다.
우선 스포츠 모드에서는 노면의 자잘한 요철은 지워주고 쫀쫀하게 노면을 잡아주는 느낌이 일품이다. 투어링 모드에서도 여전히 탄탄하게 받쳐주는 느낌은 있지만 몸으로 전달되는 충격량은 확 줄어든 느낌이다. 완전히 수동 모드로 원하는 댐핑을 설정해줄 수도 있다. 올린즈 답게 매끄럽고 절도 있게 움직이는 서스펜션은 차량의 움직임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졌던 만델로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타이어는 노멀과 동일한 투어링 타입의 엔젤GT지만 노면에 타이어를 제대로 비벼주는 서스펜션 덕분에 그립력이 살아나서 코너에서의 안심감 차이가 컸다. 당연한 말이지만 만델로 S는 스포츠에서도, 투어링에서도, 심지어 시내 주행까지 훨씬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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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디자인의 사이드케이스
테스트 차량에는 옵션으로 사이드케이스가 장착되었다. 사이드케이스는 헬멧 수납이 되는 넉넉한 사이즈에 디자인도 근사하다. 차체와 함께 디자인되어 밸런스가 좋고 투톤으로 차체와의 조화도 신경 썼다. 장착하는 것만으로 투어링 분위기를 확실하게 더해준다. 탈착도 간편하고 별도의 브라켓이 남지 않게 제거되어 완벽하게 두 가지 스타일을 즐기기에도 좋다. 별도의 키가 아닌 바이크 시동키를 그대로 사용한다. 다만 키를 돌린 후 두개의 잠금 장치를 풀어줘야 하는데 확실한 잠금을 위한 설정이지만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또한 좌측 사이드케이스는 사이드 스탠드를 세운 상태에서 사용하면 내용물을 고정하기 어렵다. 지금까지의 모토굿찌 기준으로 보면 이정도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이미 다른 브랜드를 통해 더 높은 품질의 케이스를 경험한 라이더라면 살짝 아쉬울수 있다. 그래도 만델로 오너라면 실용성과 멋 모두를 위한 필수 아이템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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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의 S
노멀 모델과 S모델의 차이는 480만 원이다. 결코 적은 금액 차이는 아니지만 테스트를 마치고나니 서스펜션과 퀵시프트의 차이만으로도 S모델 쪽이 오히려 가성비가 좋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능과 만족감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S모델에만 추가된 열선그립이나 TPMS, 그리고 모토굿찌 MIA(스마트폰 무선연결 시스템) 등은 덤으로 느껴질 뿐이다. 만델로 S모델이야 말로 V100의 진정한 완성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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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 GUZZI V100 MANDELLO S
이 모델을 선택할 이유
세로배치 V트윈 엔진의 독보적인 캐릭터
세계최초 가변 에어로다이내믹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세미액티브 서스펜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변 에어로다이내믹 효과가 더 잘 보여졌으면
다소 사용이 불편한 사이드백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세로배치 90° V형 2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96 × 72(mm)
배기량 1,042cc
압축비 12.6 : 1
최고출력 115hp / 8,700rpm
최대토크 105Nm / 6,7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세미액티브 텔레스코픽 도립 (R)세미액티브 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R17 (R)190/55 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8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26×835×미발표
휠베이스 1,475mm
시트높이 815mm
차량중량 232kg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윤연수
취재협조 피아지오 그룹 코리아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