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으로 1조 벌었다” 영국, 태양광 발전 사상 최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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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상 최다 일조량에 힘입어 태양광 전력 생산 '사상 최대'…7억 유로 가스 수입 대체

태양광 발전, 10년 새 260% 성장…탄소 감축과 에너지 자립에 기여
사진 : 픽사베이

영국이 올봄 사상 최다 일조량을 기록하면서, 태양광 발전이 전력 생산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는 영국 정부에 있어, 이번 일조량 증가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의 봄철(봄철 기준) 총 일조 시간은 653시간으로, 1961~1990년 평균 대비 43% 증가했다. 이는 2020년의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량도 동반 상승했다.

기후 전문 분석기관인 카본브리프(Carbon Brief)의 보고에 따르면, 2025년 들어 5월까지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누적 성장률로 보면 260%에 달하는 수치다.

태양광 발전은 4월과 5월에는 영국 전체 전력의 10% 이상을 공급했으며, 2025년 현재까지 총 7.6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천연가스(37TWh), 풍력(33TWh), 수입 전력(18TWh), 원자력(15TWh), 바이오매스(8.0TWh)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발전량이다.

이번 발전량 증가는 기후적 요인뿐만 아니라 설비 확충에도 기인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영국의 태양광 설비 용량은 17.9GW에서 20.2GW로 확대됐다. 이는 약 3,800만 개의 태양광 패널에 해당하는 수치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뚜렷하다. 카본브리프는 올 들어 태양광 전력의 증대로 인해 영국이 수입 가스 약 6억 파운드(약 1조 1,052억 원)를 절감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약 6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방지됐으며, 이는 영국 연간 총 배출량의 약 2%에 해당한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승인하며, 총 3GW 규모의 신규 발전 용량을 추가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 용량을 45GW 이상으로 확대하고, 전체 전력의 95%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조량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올봄은 영국 역사상 가장 건조한 봄 중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농업 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파종기와 생육기에 필요한 강수량 부족으로 일부 작물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영국이 향후 고온 건조한 여름을 맞이할 가능성이 평년 대비 두 배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응급의료 체계 부담 증가, 도로 포장 파손, 해양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이 향후 탈탄소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한다. 영국 국가전력운영기관(NESO)은 올해 안에 일시적으로나마 화석연료 없이 전력망을 운영하는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태양은 영국 전력의 ‘예상 밖 동맹군’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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