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목지' 이이 또 섬뜩한 설정으로 공포 신드롬 이어나갈 韓 영화

영화 '교생실습' 리뷰: ‘병맛’ 뒤에 숨겨진 서글픈 현실, 김민하 월드의 기묘한 확장판

독보적인 ‘K-하이틴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를 개척 중인 김민하 감독이 돌아왔다. 전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서 보여준 단세포적 순수함과 엉뚱한 상상력은 이번 신작 '교생실습'에서 더욱 짙은 ‘B급 농도’를 뿜어낸다. 영화는 모교로 돌아온 예비 교사 은경(한선화 분)이 전국 1등을 놓치지 않는 의문의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과 얽히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다룬다.

전작이 성적 지상주의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선 아이들의 저항을 ‘학교 괴담’이라는 틀 안에 우스꽝스럽게 담아냈다면, '교생실습'은 그 시선을 ‘교사’라는 관찰자까지 확장한다. 김민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여전하다. 개연성을 과감히 생략하고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아재 개그’와 귀신과의 황당한 결투는 정통 호러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당혹감을, 감독의 전작을 애정하는 팬들에게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일본 사무라이 귀신 ‘이다이나시’와의 대결이나 흑마술 동아리라는 설정은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서이초 사건 등으로 대변되는 무너진 교권과 사교육에 영혼을 저당 잡힌 아이들의 서글픈 초상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전작에서 보여준 ‘공포와 웃음의 절묘한 동거’라는 김민하 월드의 인장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요소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은 단연 배우 한선화다. 자칫하면 ‘코스프레 쇼’로 전락할 수 있는 다소 과장된 톤앤매너를 그녀는 특유의 통통 튀는 에너지와 안정적인 코믹 연기로 돌파한다.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겠다는 열정 넘치는 교생 은경의 모습은 때로 실없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되는 그녀의 진정성은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을 연기한 신예 배우들의 앙상블 또한 훌륭하다. 어설픈 CG와 만화적 연출 속에서도 배우들은 감독의 의도에 맞게 ‘진지하게 웃기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들의 연기는 작품 특유의 B급 정서와 맞물려, 유치함조차 하나의 미학적 장치로 느껴지게 만든다.

장점은 분명하다. 기존 상업 영화의 문법에서 벗어난 예측 불허의 전개와 신선한 유머 감각이다.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면서도 이를 결코 가르치려 들지 않고, 장르적 재미(비록 그것이 B급일지라도) 안에 영리하게 녹여냈다.

반면 단점은 서사의 설득력이다. 코미디와 호러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들이 빈번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 과잉에 기댄 전개와 갈때까지 가버린 B급 전재가 피로감으로 이어진다. 세련된 장르물을 원하는 대중에게는 독립 영화의 개성적인 정서가 강한 이 영화의 ‘날것’의 느낌이 다소 거칠게 다가올 수 있다.

'교생실습'은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솔직하고, 유치하지만 뜨겁다. 김민하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아픔을 위로하는 방식을 고민한 흔적을 역력히 보여준다. 완벽한 짜임새보다는 감독의 독창적인 시선과 한선화의 매력적인 연기 변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작품이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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