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 나아진게 ‘세계 최하위?’.. “못 벌어, 집값 올라, 다 쪼들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2. 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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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만점에 6.5점.. OECD 평균 수준 밑돌아
소득 낮을 수록 만족도 ‘뚝’.. 수도권·지방 격차↑
시민 참여 기대↓.. ‘정치적 역량감’ 역대 최하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일상회복기를 맞아 여러 제약이 풀린 탓에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바닥을 면치 못했습니다.

합계출산율(가임 여성(15~49살)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 1명을 밑도는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독거노인 비율은 지속 증가세인데다 노인 빈곤문제도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총소득은 하락세에, 지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맞물려 물가 상승 여파도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돈을 제대로 버는 것도 아니고, 적게 벌 수록 만족도는 더 떨어지면서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시민 참여 의식마저도 악화 추세로 조사됐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정치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정도’를 나타내는 ‘정치적 역량감’은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해, 누적된 정치 피로감을 반영했습니다.


■ 여가·여가활동 증가.. 사회적 고립도↓·만족도↑

최근 통계청이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0~10점 척도 응답의 평균값)에 6.5점으로 전년(6.3점)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개인들이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만족도는 2021년(6.3점)에 비해 0.2점 높아졌습니다. 삶의 만족도는 2013년 이후 2018년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다, 코로나19 기간(2019~2020년) 6.0점으로 하락했습니다. 이후 2021년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나마 코로나를 지나 다소나마 오른 것은, 사회·여가 활동이 증가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2022년 1인당 여행일수는 8.29일로 전년(6.58일)보다 늘었습니다. 또 사회단체 참여율도 같은 기간, 51%로 전년(48%)보다 증가했습니다.

사회활동이 늘면서 같은 기간 사회적 고립도는 34.1%에서 33%로 하락했고 가족관계도 개선

추세를 보였습니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2022년 64.5%를 기록해 2020년 대비 5.7%포인트(p) 늘었습니다.


■ OECD 평균 6.69점 크게 밑돌아.. 38개 국 중 35위

하지만 이렇듯 주관적인 만족도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2020∼2022년 5.95점으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5위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6점), 콜롬비아(5.6점), 그리스(5.9점)에 불과했습니다.

OECD 평균은 6.69점으로 우리보다 0.74점 높았습니다.

일본은 6.13점으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핀란드는 7.8점으로 가장 높고, 덴마크·아이슬란드가 7.5점 이상, 호주·뉴질랜드·스위스·스웨덴 등도 7.0점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 장기 경기침체, 가구순자산 감소.. 고물가·주택 가격 하락세

가구소득별로 소득이 높을 수록 삶의 만족도가 오르고, 소득이 낮을 수록 만족도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소득이 100만 원 원 미만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6.0점으로, 100만∼200만 원 미만인 가구(6.4점)보다 0.4점 낮았습니다. 600만 원 이상 소득을 버는 가구는 6.6점이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지난해 실질금액 기준 가구순자산은 3억 9,018만 원으로 2022년 4억 2,334만 원 대비 3,316만 원(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구순자산의 감소는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실질금액은 명목 금액에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금액입니다.

가구순자산은 지난 2013년 이후 지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이후 통화·재정 완화로 인해 자산 가격이 급등한 2021년 3억 6,287만 원에서 4억 441만 원으로 11.4%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3년 만에 3억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가구주 나이별로 명목 금액 기준 순자산액은 50대가 4억 9,737만 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 4억 8,630만 원, 40대 이상 4억 3,690만 원, 30대 2억 7,300만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수도권이 5억 4,154만 원, 비수도권은 3억 3,250만 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 감소세 둔화에도, 저임금 근로자 증가.. 노인 빈곤문제 심화

이에 맞물려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를 넘기면서 위험수위에 달했습니다.

가계부채 비율은 203.7%로 전년(209.8%) 대비 6.1%p 하락했습니다.

2008년 138.5%에서 꾸준한 늘어 2020년 197.8%, 2021년 209.8%로 상승했던게 그나마 2022년에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임금 근로자 비율과 상대적 빈곤율도 늘었습니다.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022년 16.9%로 전년(15.6%)대비 1.3%p 증가했습니다. 2016년 23.5%에서 ’18년 19.0%, 2021년 15.6%로 지속 감소 추세를 보이던게 최근 감소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남자 11.2%, 여자 26.1%로 여자가 2배 이상 높았습니다.

또 연령이 높아질 수록 삶의 만족도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나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6살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은 2021년 39.3%로 OECD 회원 37개국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관련해 독거노인 지표도 악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65살 이상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 수는 2023년 199만 3,000명으로 전체 65살 이상 인구의 21.1%를 차지했습니다. 독거노인 비율은 2015년 18.5%, 2020년 19.8%, 2022년 20.9%에 이어 지속 상승세입니다.


■ ‘정치 역량감 느낀다’ 15.2%.. “전년 대비 6%p 줄어”

더구나 ‘시민참여 의식’은 날로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정치과정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정도’를 보여주는 ‘정치적 역량감’은 2013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기준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정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항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항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5.2%로 전년(21.2%) 대비 6%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요 기관과 제도에 대해 신뢰하는 인구 비율인 ‘기관신뢰도’ 역시 2022년 52.8%로, 최고치였던 2021년(55.4%)보다 2.6%p 줄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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