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김시우 커플, '새해 최고 선물' PGA 소니오픈을 품다!

방민준 2023. 1. 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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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 프로. 사진제공=ⓒAFPBBNews = News

 



 



[골프한국] 김시우(28)의 한자 이름은 時祐다. 골프선수로서 그의 우승 이력을 보면 '時雨'(때맞춰 내리는 비)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우승에 목말라 할 때마다 단비가 내렸다.



 



'새신랑' 김시우는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돼 첫 출전한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극적으로 역전 우승, 프로골퍼(KLPGA투어 통산 7승) 출신 새색시 오지현(27)에게 벅찬 신혼의 기쁨을 안겼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 우승,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2021년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 우승이 그의 갈증을 풀어주었지만 이번 하와이 와이알레이CC에서 맛본 단비와는 성격이 다르다. 지금까지의 우승은 자신의 갈증을 풀어주었다면 소니오픈 우승은 반려자와 함께 맛보는 꿀 같은 단비였다.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CC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김시우는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로 헤이든 버클리(26·미국)에 1타 차이로 역전 우승했다. PGA투어 통산 4승째다. 한국선수로는 2008년 우승한 최경주(53)에 이어 두 번째 소니오픈 우승이다. 



 



단독 선두 헤이든 버클리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전반 1, 2, 3번 홀 연속 버디로 상승기류를 타며 버클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마지막 17번 홀 칩인 버디로 분기점을 마련,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챙겨 1타 차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18번 홀 벙커에서 날린 세컨 샷이 승부를 갈랐다. 김시우는 벙커에서 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 버디를 보태며 단독 1위로 홀아웃했고 버클리는 3온 후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1승과 PGA투어 캐나다에서 1승을 올린 헤이든 버클리에겐 소니오픈이 PGA투어 데뷔 첫 승의 기회였지만 마지막 홀에서 2온에 실패하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시우는 PGA투어에 등장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에서 김주형(21)과 닮은꼴이다. 2012년 12월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PGA투어 Q스쿨을 통과하자 미디어가 대서특필했다. 이때 4명의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25위 안에 들어 PGA투어 풀시드를 얻었는데 이때 김시우는 최연소 Q스쿨 통과기록을 세웠다. 고등학교 2년생으로 당시 정확한 나이는 17세 5개월 6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4년 빠르고 종전 기록인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의 17세 6개월 1일을 약 한 달 정도 앞당긴 것이다.



 



180cm, 85kg의 다부진 체격조건에 군더더기 없는 스윙으로 드라이버 비거리도 300야드를 넘어 미디어들은 그를 차기 PGA투어 스타 후보로 지목했다.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PGA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출전 제약을 받으면서 2014년 PGA투어 2부인 웹닷컴투어에 머물며 1승을 올려 상금 랭킹 25위 안에 들어 2015-2016시즌부터 정규 투어로 올라왔다.



 



202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 프로가 아내 오지현 프로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

 



 



대선수들 틈에서 위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김주형과 비슷하다. 미국 진출 4년만인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할 때 짐 퓨릭, 루크 도널드, 브랜드 스네디커, 그래엄 맥도월, 케빈 나, 리키 파울러, 패트릭 리드 등 LPGA투어의 스타들을 압도했다.



 



이듬해인 2017년 5월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에서 열린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김시우는 우뚝 섰다. 21억 원이 넘는 우승상금과 플레이오프전에 나갈 수 있는 페덱스컵 포인트를 노리고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나이답지 않게 고도의 인내심과 평정심을 발휘하며 기라성같은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최연소로 우승했다.



김주형의 화려한 등단에 자극받은 우리 선수들의 경쟁심이 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의 위치를 견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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