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도 좋고 식감도 좋다는 이색 식재료

사막의 뜨거운 햇살 아래, 두터운 잎에 물기를 품고 꿋꿋이 자라는 알로에. 이 식물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곁에서 피부를 달래고 몸을 치유해 왔다.
흔히 화장품 원료로 사랑받는 알로에지만, 그 속살은 훌륭한 식재료로도 빛난다. 씹을 때 아삭한 질감과 은은한 풍미는 요리의 세계에서 알로에를 단순한 약초 이상으로 만든다.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알로에에 대해 알아봤다.
알로에, 사막에서 온 초록 선물

알로에는 크산토로이아과 알로에속에 속하는 다년생 다육식물이다. 사막처럼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잎에 다량의 수분을 저장한다. 잎은 두껍고 뾰족하며, 종에 따라 가시가 돋아 있거나 매끈하다.
알로에의 대표적인 종은 알로에 베라다. 높이 1m까지 자라며 잎 안쪽에 투명하고 젤리 같은 겔을 품고 있다. 이 겔은 화장품뿐 아니라 식용으로도 널리 쓰인다.
알로에 아보레센스와 알로에 사포나리아 같은 다른 종도 식용으로 사랑받는다. 전 세계적으로 650여 종이 넘는 알로에가 존재한다.
고대부터 이어진 알로에의 여정
알로에의 고향은 아프리카, 특히 남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중동 지역이다. 이곳의 고온건조한 기후는 알로에가 수분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며 살아남도록 진화시켰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000년쯤부터 알로에를 재배했다. 미라를 보존하는 데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알로에의 약효를 높이 샀다.
오늘날에는 남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원예 및 식용 작물로 널리 키운다. 한국에서는 주로 시설재배로 알로에를 키운다. 제주도 같은 온화한 기후에서 노지 재배도 시도된다.
건강과 식감을 겸비한 알로에의 매력
알로에의 특징은 단순히 생김새에 그치지 않는다. 잎 속 겔은 알로인, 알로에 에모딘 같은 생리활성물질을 함유해 항염증, 보습, 소화 촉진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알로에는 민간요법에서 위장병, 변비, 화상 치료에 쓰였다.
식용 알로에는 껍질을 벗기면 투명한 겔이 드러나는데, 이 부분은 아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알로에 사포나리아는 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어도 무방하며, 쓴맛이 적어 생으로 섭취하기 좋다.
반면 알로에 베라는 겔이 풍부하지만 껍질의 쓴맛 때문에 주로 겔만 사용한다.
한국에서 피어나는 알로에 식문화

한국에서 알로에를 식용으로 먹는 문화는 아직 대중적이진 않지만, 건강식 트렌드와 함께 점차 주목받는다. 특히 알로에 베라와 알로에 사포나리아는 건강 주스나 샐러드 재료로 사용된다. 일부 농장은 껍질째 갈아 마셔도 독성이 적은 품종을 재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집에서도 키울 수 있는 알로에
한국에서 알로에는 실내 원예와 시설재배 중심으로 재배된다. 알로에는 열대성 식물이라 겨울철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을 견디기 어렵다. 따라서 화분에 심어 베란다나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다.
흙은 배수가 잘 되는 모래질 토양을 선호하며, 물은 10~15일 간격으로 적게 주는 것이 좋다. 과습은 뿌리 부패를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에서는 온화한 기후를 활용해 노지 재배도 이뤄지며, 알로에 농장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알로에 묘목을 심을 때는 뿌리를 말린 뒤 심어야 썩을 확률이 줄어든다. 2년 정도 키우면 어린 알로에가 자라 분주를 통해 번식시킬 수 있다.
세계가 사랑하는 알로에 요리
해외에서는 알로에를 식용으로 적극 활용하는 나라들이 많다.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알로에 겔을 스무디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일본에서는 알로에 베라를 요구르트나 디저트에 첨가해 부드러운 식감과 효능을 즐긴다.
미국에서는 건강식품 매장에서 알로에 주스나 젤리가 인기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알로에 페록스 같은 종을 전통적으로 약용과 식용으로 사용하며, 잎을 말려 차로 우려내기도 한다. 이처럼 알로에의 식용 문화는 지역마다 다채롭다.
알로에로 만드는 다채로운 요리법
알로에를 요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생으로 먹는 것이다. 알로에 잎의 가시를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겔을 꺼낸 뒤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는다.
겔은 무미에 가까운 맛과 아삭한 식감을 더해 채소와 잘 어울린다. 주스로 만들 때는 알로에 겔을 물이나 과일 주스와 함께 믹서에 갈면 된다. 이때 껍질의 황색 수액은 쓴맛을 내니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알로에 사포나리아를 껍질째 갈아 효소액이나 장아찌로 만들기도 한다. 알로에 장아찌는 아삭하고 달콤한 맛으로 밑반찬으로 제격이다.
알로에 겔을 설탕에 절여 젤리처럼 즐기거나, 요구르트에 섞어 부드러운 디저트를 만들 수도 있다.
알로에의 맛, 이렇게 다르다

알로에의 맛은 종류와 조리법에 따라 다르다. 알로에 베라 겔은 거의 무미무취에 가깝지만 살짝 풋내가 난다. 알로에 사포나리아는 껍질째 먹어도 쓴맛이 적고,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알로에 아보레센스는 약간 쓴맛이 있어 생으로 먹기보다는 가공해 섭취한다. 주스나 샐러드로 먹을 때는 레몬즙이나 꿀을 첨가하면 풋내를 줄이고 상큼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장아찌나 젤리로 만들면 달콤하고 쫄깃한 맛이 돋보인다.
알로에 먹을 때 알아둬야 할 것들
알로에를 먹을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알로에 껍질에 있는 황색 수액에는 알로인 성분이 포함돼 있어 다량 섭취 시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생으로 먹을 때는 수액을 깨끗이 씻어내거나 겔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알로에 사포나리아처럼 껍질째 먹어도 되는 품종은 예외지만, 처음 먹을 때는 소량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다.
임산부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알로에 섭취 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한 알로에를 장기 보관할 때는 냉장고 채소칸에서 일주일 이내로 보관하거나 토막 내어 냉동하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식탁 위에서 빛나는 알로에의 미래
알로에의 매력은 단순히 맛과 식감에 그치지 않는다. 소화 촉진, 면역력 강화, 피부 건강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은 알로에를 현대인의 식탁에서 더욱 돋보이게 한다. 화장품 병 속에서만 알로에를 만났다면, 이제 주방으로 초대해 그 다재다능함을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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