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이준석 '포용' 놓고 대립?… 李 "비상식·상식 구분해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포용 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3·8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이 전 대표. /사진=뉴스1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을 포용하는 것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3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안 의원은 몰라도 이 전 대표는 안고 가기 힘들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김기현 대표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와 관련한 질문에 "안 의원을 비롯해 당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분들에게도 손을 내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 의원에 대해 "대표 선거 마지막 날 투표가 진행 중일 때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막상 결과가 발표되니까 '원팀이다' '승복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안 의원이 우리 당 일원으로 활동할 의지가 확고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의 연대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그는 '천아용인'이 당직에 기용되면 연포탕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안 의원 측에서 하는 것이 당내의 역할이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득표 등의 면에서 모두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은 원래 우리 당을 쪼개고 나가서 우리 당을 비난했던 사람들"이라며 "이 전 대표는 자기의 길이 있겠지만 사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아서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포용 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환호하는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사진=뉴스1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은 "다함께 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전 대표의 변화를 전제로 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무조건 비난하는 모습들이 많지 않느냐"라며 천아용인과의 연대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다. 다만 "그 내용들(비난)을 조금 뒤로 한 채 본인들이 가 경쟁력과 장점들을 어떻게 극대화할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될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태영호 최고위원 역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준석계 포용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함께 갈 수 없다고 미리 선을 그어놓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이 당과 '원팀'을 이룰 때만 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구성된 새 지도부의 사명은 내년 총선"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친윤·비윤으로 갈라져 싸운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끝났으니 결과에 승복해 내년 총선을 위해 일체가 돼야 한다"며 "이 전 대표나 안 의원 모두 총선을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면 결국 당정 일체, 당이 하나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포용 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이 전 대표 페이스북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과 안 의원의 포용을 둘러싼 당내 엇갈린 의견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이 사안에 대해 태영호 최고의원보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 옳다"며 "안철수는 안고 가고 이준석은 안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차피 비상식과 상식의 구분인데 선명하게 해야 한다"며 "비상식의 품으로 모두 안으면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연포탕이라는데 어차피 모두 모아서 한 솥에 삶으면 된다"며 포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