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년' 핼러윈 축제 실종된 이태원…홍대 클럽거리는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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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보다 경찰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너무 경찰이 많아요."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인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케밥집을 운영하는 심 모 씨(60·여)는 참사 이후 달라진 이태원 풍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작 이태원 거리는 참사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핼러윈 축제 분위기가 실종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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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대신 홍대로 몰렸다…"대놓고 즐기기엔 부담"
"일반 사람들보다 경찰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너무 경찰이 많아요."
심 씨는 "어떤 사람은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상인들한테는 그게 더 불편할 수 있다"며 "적당한 선에서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대략 10m 간격으로 형광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었다. 노란 조끼를 입은 구청 소속 직원들도 골목마다 눈에 띄었다.
특히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 입구 부근에 집중적으로 경찰이 배치돼 있었고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시작되는 길목에도 경찰관들이 몇 명씩 보초 형태로 서서 상황을 지켜봤다. 이태원파출소는 가용 인원 150%가 출근해 주말 인파 운집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핼러윈 분장 열에 아홉은 외국인…"경찰 배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눈물도
정작 이태원 거리는 참사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핼러윈 축제 분위기가 실종된 모습이었다. 주말을 맞아 친구나 연인끼리 놀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은 아주 드물게, 그것도 열에 아홉은 외국인이었다.
주점이나 음식점 내부는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길거리를 다니는 행인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특히 참사 현장 골목길은 사람들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아 썰렁할 정도였다. 인파 밀집 정도를 표시하는 폐쇄회로(CC)TV 상황판에는 '보행 원활'이라는 글씨가 떠 있었다.
조커와 할리퀸 분장을 하고 온 최 모 씨(37·남) 커플은 "(참사 때문에) 이태원에 오는 게 좀 껄끄럽긴 했는데 2년이 지났고 경찰도 많이 있다고 하니까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해서 왔다)"며 "오늘 모임이 있어서 인생에 한 번뿐이라는 생각으로 분장 처음으로 해봤다"고 말했다.
반면 이태원에서 디제이(DJ)로 근무한다는 고 모 씨(45·남)는 참사 현장에 놓인 꽃다발을 보고 "참사 기억이 생생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순찰하는 경찰과 지자체 인력을 보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라며 씁쓸해했다.
홍대 클럽 거리는 오히려 '북적'…중앙분리대로 인파 통제 시작
반면 같은 시각 마포구 홍대 클럽 거리는 비교적 더 북적이는 분위기였다. 핼러윈 분장한 사람들이 드문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클럽 거리 중심부는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멈춰 서면 인파가 순식간에 몰리는 정도였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서영 씨(24·여)는 "사람들이 이쪽(홍대)에 많이 온다고 해서 가을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왔다"며 "많이 올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더 북적인다"고 말했다.
신촌에 거주하는 이민준 씨(22·남)는 "아무래도 이태원 참사가 떠올라서 핼러윈 축제를 대놓고 즐기기엔 부담스럽거나 거부감이 드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에는 통행이 원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지자 경광봉과 확성기를 들고 4인 1조로 순찰을 하는 경찰관들이 눈에 띄었다. 소방관들도 2명씩 한 조를 이뤄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클럽 거리 입구 쪽엔 마포소방서가 차린 '구조 부스'도 있었다.
클럽 거리 중심부부터 도로 보도 방향은 인파 통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화살표와 함께 '시민통행로'라는 표식이 세워져 있었고 좌측과 우측을 가르는 임시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다. 대부분 시민이 통제에 따라 질서 있게 통행했다.
마포구 안전관리 합동상황실은 이날 저녁 8시 기준 인파 9만 6000명~9만 8000명 정도가 홍대 클럽 거리에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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