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장호기 PD "빌런 없는 서바이벌, 서로가 박수치고 맞절하는 모습에 감명받아" [인터뷰M]

김경희 2023. 2. 7. 1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를 만났다. 서바이벌 게임 예능을 통해 성별, 체급, 나이 불문하고 오직 '피지컬'만으로 승부를 보는 이 예능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33개국에서 TOP 10에 오르며 '근징어게임'이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대단한 피지컬을 가진 인물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답게 장호기 PD의 이력도 특이했다. 특공대 출신이라는 그는 "워낙 몸이나 건강에 관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그 관심이 더 커졌다. 그런데다 헬스클럽에 가면 '이달의 챌린지' '베스트 보디' 같은 게시물이 보였는데 그걸 보며 제대로 좋은 보디에 대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획하게 되었다."라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장호기 PD가 생각하는 좋은 피지컬이란 무엇일까? 그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근력, 밸런스, 지구력, 순발력, 정신력의 오각형 지표가 계속 노출된다. 완벽한 피지컬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니라 다섯 가지 지표가 모두 충족되는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기준을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러며 "퀘스트마다 포인트가 다르다. 예를 들어 공 뺏기는 순발력과 근력, 오래 매달리기는 밸런스, 이후에 나오는 퀘스트들은 나머지 포인트에 포커스 되어 있다. 이렇게 고르게 충족이 되어야 보는 분들도 이 퀘스트를 통과한 사람들이 완벽한 피지컬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여러 퀘스트를 거치며 다양한 활동으로 최종 1인을 선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퀘스트 통과자를 선발하는 포맷, 즉 이 프로그램을 서바이벌 형식이다. 왜 이런 형식을 채용했냐는 질문에 장호기 PD는 "제가 서바이벌을 많이 좋아하더라. '스트릿 우먼 파이터' 같은 프로그램도 좋아하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서바이벌 포맷이 잘 먹힌다는 걸 확신했다. 자극적이지만 탈락에 대한 공포, 통과에 대한 응원과 성공의 쾌감이 전 세계를 관통한다 생각해서 이 포맷을 가져왔다."라는 답을 했다.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하는 '피지컬: 100'의 게임과 출연자들의 서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첫 회부터 수십억 인구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장호기 PD는 "기존에 봐 왔던 것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출했다."라고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그가 생각하는 '기존과 다름'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하는 것이었다. "현실적인 사람을 다루지만 세트나 미술은 비현실적인 구상을 해서 그 안에서 플레이하는 출연자가 모두 시청각 경험을 새롭게 하길 바랐다. 그러면서 '완벽한 피지컬이란 무엇인가'라는 현실적인 한 줄의 주제를 남기고 싶었다."라며 장호기 PD는 연출가로의 바램을 이야기했다.

서바이벌 포맷이었지만 '피지컬:100'은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빌런이 등장하지 않았고, 악마의 편집이 보이지 않았다. 출연자끼리 욕하고 싸우고 극단으로 치닫는 장면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저렇게까지 치열하게 해도 되나 싶게 경쟁을 펼치고는 서로가 최선을 다해준 상대에게 감사함을 표했고 자신의 최선을 이끌어 낸 상대방에게 존경을 보냈다.

장호기 PD는 "출연자들에게 가이드를 준 건 하나도 없고 알려준 것도 없다. 그리고 가이드를 준다고 따라 할 분들이 아니었다. 승부를 내라고만 했지 끝나고 인사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너무 감명 깊게도 서로가 서로에게 손뼉을 쳐 주고 포옹을 하고, 심지어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큰절도 하더라. 그건 아마도 미련이 남지 않아서인 것 같다. 감정이 좋지 않은 건 미련이 남아서 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공간 안에서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해서 감정이 안 남더라. 아마 이런 모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프로그램의 매력이 되기도 했던 출연자들의 훈훈한 뒷모습을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연출이 있었던 장호기 PD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들 출연자들의 심리도 세밀하게 파고드는 모습도 보였다. "출연자들이 처음에는 우승을 하러 왔다. 하지만 점점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우승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목표가 바뀌더라. 세상에 나 같은 몸이 있다는 것,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 뚱뚱하더라도 날렵할 수 있다는 것, 크지만 유연할 수 있다는 것, 작지만 강할 수 있다는 것 등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망이 더 커지더라. 그런 걸 보며 우리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라며 단순한 경쟁과 서바이벌에 포커스를 둔 게 아닌 사람의 이야기, 스토리텔링에도 주안점을 두고 연출했음을 밝혔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서사구조를 어떻게 잡아갈지에 대한 큰 기대와 예상을 했었다는 장호기 PD는 "어떤 출연자가 어떤 퀘스트까지 통과하고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는 예상했지만 그대로 가도 문제가 될 거라 생각했고 우리의 예상을 깨주길 바랐다. 촬영하며 느낀 건 예상보다 몸에 대한 편견이 강하고 많았다는 것이었다."라며 다행스럽게 프로그램이 예상을 깨고 많은 이변을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사실 에이전트 H가 탈락했을 때는 너무 아까웠다. 얼마나 섭외하기 힘든 인물이었고, 멘트도 잘하는 분이어서 방송쟁이로서는 아까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탈락이 좋은 걸 보여줬다. 아무리 우리가 가상의 스토리를 잘 만들었다고 한들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상황이 더 좋은 스토리가 되더라. 이후 회차에서 나올 말인데 어떤 출연자가 '역사를 썼다'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이 너무 와닿았다. 그들이 써가는 역사를 왜곡 없이 담는 프로그램으로 잘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계획과 예상을 벗어난 일들로 인해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진솔하고 드라마틱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극강의 피지컬 100인 중 최강의 피지컬 1인을 찾는 서바이벌 게임 '피지컬: 100'은 1월 24일(화)부터 매주 2편의 에피소드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리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