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中 광저우조선서 이중연료 車운반선 인수 ‘난리난’ 이유

중국 광저우조선소가 HMM에 최신 이중연료 자동차 운반선을 인도하며 해운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인도된 초대형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타이탄’을 시작으로, HMM은 23년 만에 자동차 운송 사업에 본격 재진입하며 해운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HMM 자동차 운반선
23년 만의 귀환, 왜 지금인가

HMM이 자동차 운송 사업에 다시 뛰어든 배경에는 글로벌 자동차 운송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동차 운반선 수요가 급증했고, 특히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 증가로 운반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 됐다. 용선료는 불과 몇 년 사이 10배 가까이 치솟으며 자동차 제조사들의 물류비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에 HMM은 지난해 말 중국 광저우조선소에 최대 10척의 1만800CEU급 LNG 이중연료 자동차 운반선을 발주했다. 이번 인도된 선박은 8600CEU급으로 승용차 기준 약 8600대를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초대형 규모다. 현대글로비스와의 장기 전세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도 확보했다.

광저우조선소 건조 선박
LNG 이중연료 시스템이 게임 체인저

이번에 인도된 ‘글로비스 타이탄’의 가장 큰 특징은 LNG와 기존 연료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시스템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LNG 연료는 기존 중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5%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선박은 전장 199.9m, 전폭 38m 규모로 최대 19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건설장비 등 대형 화물도 수송 가능한 다목적 설계가 적용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선박을 현대차와 기아, 한국GM의 자동차 수출 물량 운송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조선소 선택의 배경

HMM이 한국 조선소가 아닌 중국 광저우조선소를 선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조선소는 한국 대비 약 2000만 달러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Made in China 2025’ 정책으로 기술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운반선 분야에서는 중국 조선소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LNG 이중연료 자동차운반선

미국이 올해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대해 항만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HMM은 이미 인도받은 선박들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중국 조선소의 가격 경쟁력과 납기 준수율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와의 시너지

HMM의 자동차 운반선 사업 재진입은 현대글로비스와의 협력이 핵심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된 자동차운반선 도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해 5척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30척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별도로 중국 광저우조선소에 6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추가 발주했으며, 이들 선박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MM의 선박은 현대글로비스가 장기 전세 계약을 통해 운영하게 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수익성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해운업계 판도 바뀐다

HMM의 자동차 운반선 사업 재진입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해운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온 HMM이 자동차 운송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다른 해운사들도 유사한 전략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LNG 이중연료 선박은 향후 더욱 강화될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SK가스 자회사인 에코마린퓨얼솔루션과 LNG 선박연료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연료 공급망도 구축했다. 울산과 부산 등 동남권 주요 항구에서 LNG 벙커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래 전망: 더 큰 시장이 온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운반선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BYD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사들도 자체 운송선박 건조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도 운송 물류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MM은 이번 첫 선박 인도를 시작으로 향후 수년간 추가 선박들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으며 자동차 운송 사업의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자동차 운반선 사업 재진입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미래 해운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해운업계는 이제 컨테이너선을 넘어 자동차 운반선, LNG 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MM의 성공적인 사업 재진입은 한국 해운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