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지도와 사진으로 본 마우이의 피해규모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빠르게 번져 최소 50명 이상 사망하고 수천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유명 관광지 라하이나 지역으로, 해변가 마을과 호텔 대부분이 전소됐다.
소방관이 아직 화재를 진압 중이며, 소방 헬기도 진화를 돕고 있다.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우이섬 서부 해변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거의 봉쇄되다시피 했다.
이번 주 초 하와이 남쪽을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가 최대 시속 100km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다.
허리케인 도라가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바람은 이제 약해지고 있다.
엄청난 강풍 탓에, 헬기도 최근에야 마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참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화마는 오래전부터 마을을 지키던 법원을 비롯해 항구 앞 건물 대부분을 삼켜버렸다.
헬리콥터 조종사 리처드 올스텐은 AP 통신에 "끔찍하다. 52년 동안 이 지역에서 비행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다들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화염과 연기를 피해 항만으로 뛰어든 14명이 구조됐고, 수십 명은 연기 흡입 등 관련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현재 대규모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일부 실종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라하이나는 마우이섬 서쪽 끝에 위치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 중심지의 기록은 17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 국립사적지(NRHP)에 등재돼 있다.
약 1만2000명이 거주하던 그림 같은 리조트에서 최소 270채의 건물이 전소됐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이번 화재에 대해 슬픔을 표하며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와이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정말 괴롭습니다. 하와이는 많은 사람에게 매우 특별한 장소입니다."
"미셸과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들, 삶이 무너진 분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재는 여러 자연 유산도 파괴했다. 하와이에서,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라하이나 지역의 반얀트리(벵골보리수 나무) 상황도 우려된다.
1873년 하와이 왕 카메하메하의 첫 번째 궁전이 있던 자리에 심어진 18m 높이의 무화과나무도 지난 9일(현지시간) 불타버렸다.
마을 웹사이트에 따르면 뿌리가 건강할 경우 다시 자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는 나무가 "불에 탄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라하이나와 마우이섬 나머지 지역이 입은 전체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실비아 루크 하와이 주지사 대행은 전체 상황을 확인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취재: 크리스 클레이튼, 도미닉 베일리, 케이디 와델, 마이크 힐스, 투랄 아메드자데, 폴 사리건, 게리 플레처, 케이트 게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