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거제를 찾는 이들 대부분은 보랏빛 라벤더를 기대한다.
그러나 올해 지세포진성은 예상치 못한 노란 풍경으로 여행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바다를 마주한 언덕에 흐드러지게 핀 금계국. 봄과 여름의 경계에서 피어난 이 꽃들은 거제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계절의 전환점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라벤더 대신 노랗게 피어난 금계국

거제시 일운면 선창마을회관 옆, 보호수가 지키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라벤더로 익숙했던 지세포진성에 뜻밖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금계국이다.
보라빛이 만개하기 전인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오히려 금계국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
완만한 언덕을 타고 흐르는 샛노란 물결은 그 밀도와 생동감에서 결코 라벤더에 뒤지지 않는다.

지세포진성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금계국이 겹겹이 이어지며 하나의 거대한 풍경화를 완성한다.
특히 오전 시간대의 햇살이 꽃잎 사이로 퍼지면, 그 자체로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꽃을 보며 걷는 길이 단조롭지 않도록, 산책로 곳곳에는 다양한 구성이 마련되어 있다.
금계국 사이사이에 놓인 벤치는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기 좋고, 산책로 왼편으로는 초승달 포토존이 숨어 있어 특별한 사진을 남기기에도 그만이다.
또한 라벤더 탐방길과 금계국 꽃길은 하나의 코스처럼 이어져 있어, 보라색과 노란색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나무 데크길과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며, 누구나 걷기 좋은 코스를 만든다.

지세포진성의 금계국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꽃이 예뻐서가 아니다.
파란 바다와 노란 꽃, 그리고 맑은 하늘까지, 세 가지 색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색의 조화가 압도적인 시각적 감동을 선사한다.
언덕 아래로 시선을 돌리면 거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 위로 금빛 꽃물결이 층을 이루며 흐른다.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절묘한 구도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특히 금계국은 꽃잎이 가볍고 햇빛을 잘 반사해, 오전 시간에는 꽃 전체가 빛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 모습은 마치 상쾌한 아침 공기처럼 청량하고 밝다.
그래서일까, 금계국의 꽃말은 ‘상쾌한 아침’이다. 그 이름처럼, 이 풍경은 일상에 맑은 숨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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