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선균, 그동안 무슨 일이..경찰 수사 2개월의 타임라인

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48)은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이선균은 일관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사건이 고인에게 안긴 심리적 압박과 고통이 컸음을 말해준다.

마약류 투약 의혹이 제기된 때부터 숨을 거두기 전까지 그가 어떤 과정을 지나쳐왔는지 다시 살펴보려는 것도 그 까닭이다.

●10월28일 1차 소환 조사.."가족들에게 미안해"

10월 이선균은 올해 초부터 유흥업소 여실장 A씨(29)씨의 집에서 대마초와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을 받아 경찰에 입건돼 경찰 내사를 받기 시작했다. 관련 의혹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시점은 10월19일이다.

당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유명 배우를 포함해 8명에 대해 관련 혐의로 내사를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졌고, 이선균이 해당 배우로 지목됐다. 내사자 신분이었지만, 소속사 측이 10월20일 이선균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았다"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그의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시에 이선균은 여실장 A씨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선균이 "(우리 집에서)최소 5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같은 날 23일 이선균을 대마·향정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28일 처음 소환했다.

당시 이선균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1시간10분가량 조사를 끝마친 이선균은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선균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음성 판정이 나왔다.

●11월4일 2차 소환 조사.."A씨에게 속았다"

2차 출석 당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한 이선균은 3시간가량 진행된 조사에서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고, 마약인 줄 몰랐다"고 범행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11월24일 경찰은 이선균의 체모를 추가로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2차 정밀 감정을 의뢰했으나 이번에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12월23일 3차 소환 조사.."거짓말 탐지기 조사 요청"

이선균은 12월23일 3차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차 조사 후 49일 만이었다.

이선균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무려 19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고 새벽 귀가했다. 경찰은 이선균을 상대로 마약류 투약 혐의를 먼저 조사한 뒤 그가 여실장 A씨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피해자로서 그의 진술을 받았다.

A씨는 "나와 이선균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SNS를 통해 협박당했다"며 "그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공갈 혐의를 받는 A씨의 공범을 특정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3차 조사에서 확보한 이선균의 진술 내용을 분석해 미리 확보한 증거물과 맞춘 뒤 추가 소환은 하지 않고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이선균은 "이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3차 조사 이후 이선균은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이선균은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A씨의 진술뿐이라며 누구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거짓말 탐지기 조사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 전망

그러나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이 세상을 떠남에 따라 그의 마약류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 등 수사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소속사 측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