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하면 사라진다"…울산에서 맺은 협약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스텔스 도료 기업 ETL과 차세대 유·무인 함정 개발에 나선다.

함정의 생존성은 맞고 버티는 능력이 아니라 먼저 발각되지 않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HD현대중공업이 14일 울산 본사에서 스텔스 도료 전문기업 ETL과 '스텔스 유·무인 함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기획부문장과 황영우 ETL 대표 등이 참석했다.

"레이더 단면적을 줄인다"…액상형 도료

경남 양산에 소재한 ETL은 레이더 전파를 흡수해 레이더 단면적(RCS)을 줄이는 액상형 스텔스 도료를 개발한 국내 기업이다. 형상 설계만으로 줄이기 어려운 반사 신호를 표면 재료 단계에서 흡수하는 방식이다. 국내 고속정을 대상으로 한 실제 성능 시험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TRL 9"…미 국방부가 매긴 등급

ETL의 스텔스 도료는 미국 국방부의 동맹국 우수 장비·기술 평가 프로그램인 'FCT'에서 기술성숙도 최고 등급인 TRL 9을 받았다. TRL 9은 실제 운용 환경에서 검증이 끝난 단계를 뜻한다. 연구실 수준이 아니라 현장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무인화가 앞당겼다"…협력의 배경

해군 전력의 무인화·첨단화가 가속화되면서 함정의 피탐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스텔스 성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미래 해양전에서는 함정의 생존성과 임무 수행 능력을 좌우하는 스텔스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설계·개발 역량과 도료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유·무인 함정 개발을 추진한다.

스텔스는 형상, 재료, 전자 방사 관리가 함께 맞물릴 때 완성된다. 국내 조선소와 소재 기업이 손을 잡은 이번 협약은 그중 재료 축을 채우는 시도다. (사진 출처=HD현대중공업·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