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에 NYT “가부장 문화에 대한 저항”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최고의 문화적 업적으로 축하받았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강의 문학 세계를 분석했다. NYT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계의 막강한 소프트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 여성 작가들이 보여주는 글쓰기는 여전히 가부장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강 작가는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지만, 국내에서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적은 없다. 이전까지 남성 중심적인 한국 문학 평론계는 첫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고은 시인을 꼽아왔다. 고은 작가가 성 추문에 휩싸이기 전까지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취재진들이 작가의 집 앞에 모여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강 작가는 이 같은 인파를 모은 적이 없다고 NYT는 짚었다.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 작가의 연관성도 거론했다. NYT는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는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 작가 등 두 명으로, 이들 모두 한반도 분단, 전쟁, 군사 독재,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위한 피비린내 나는 긴 투쟁 등 격동적인 현대사와 깊이 관련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 사회에서 문학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표현하는 창구라고 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크리스 리는 “(문학은) 성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라며 “모든 연령대와 모든 성별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문직 여성 계층이 증가하면서 여성 독자들의 소비력이 커졌고, 국내외에서 성폭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증가하면서 여성의 관점을 담은 작품에 대한 갈증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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