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메가항공사' 탄생 … 美 승인만 남았다

조윤희 기자(choyh@mk.co.kr),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4. 2. 1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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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유럽연합(EU) 규제당국에서 조건부 승인이 내려지면서 4년째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대한항공은 큰 고비였던 EC 심사에서 합병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유럽 주요 4개 여객 노선의 저비용항공사(LCC) 이관 등을 제시했다.

조건부 승인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사전 조치를 선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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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조건부 승인
EU 요구대로 화물사업 매각
까다로운 유럽 심사 벽 넘어
유나이티드항공 반대목소리속
美 경쟁당국 반독점 소송 변수
대한항공 "6월말 심사 마무리"

기업결합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유럽연합(EU) 규제당국에서 조건부 승인이 내려지면서 4년째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하지만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비롯해 화물사업부 매각과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전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2월 14일 전까지'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던 EU 집행위원회(EC)는 이보다 하루 빠른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에 나섰다. EC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에서 항공편 운항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산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며 심사를 승인한 배경을 밝혔다. 또 "거래 종결은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 이행 여부를 EC가 확인한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종 승인 절차는 올해 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후 2020년 11월 시작돼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대한항공은 큰 고비였던 EC 심사에서 합병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유럽 주요 4개 여객 노선의 저비용항공사(LCC) 이관 등을 제시했다. 조건부 승인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사전 조치를 선행할 방침이다. 매수인이 선정되면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업 결합을 위해 남은 승인 국가는 미국뿐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EC와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경쟁당국은 유럽과 달리 별도 승인 기한을 두고 있지 않다. 기업 간 결합도 직접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을 통해 기업 간 결합에 제동을 거는 식이라 까다로운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과 공동 운항해온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노선 경쟁력 악화에 우려를 표명하며 결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변수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결합하면 뉴욕·로스앤젤레스(LA)·시애틀·호놀룰루·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에서 독과점이 발생하는데, 슬롯을 매각하는 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미국 법무부(DOJ)가 쉽사리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한항공 측이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해외 항공사에 미국 내 슬롯 일부를 양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미국 경쟁당국은 순조롭게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6월 말께 심사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DOJ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여객 부문의 독점 문제에 대해선 국내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 등이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고 있는 LA·뉴욕·하와이 노선에 취항했고, 다른 2개 노선도 진입할 예정이라 경쟁 환경이 복원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화물사업부 매각과 노선 재분배에 따른 고용 승계 문제는 항공업계에서 관심사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만 해도 500명이 넘는 조종사와 인력의 소속 변경에 따른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측과 직원들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개 업체가 난립했던 LCC 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지난해 기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합산 여객점유율은 43.9%로 업계 1, 2위인 제주항공(27.6%)과 티웨이항공(22.2%)을 압도한다.

[조윤희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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