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그릴, '뻥' 뚫려야 좋은 게 아니었어?

자동차의 그릴은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한 '숨구멍'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연히, 그릴 전체가 시원하게 '뻥' 뚫려있어야 공기가 잘 통하고, 차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온라인커뮤니티

그런데 요즘 자동차들의 그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하게도 그릴의 절반 이상이 멋없는 검은색 플라스틱 판으로 '꽉' 막혀있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이럴 거면 그릴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든 거야?", "원가 절감하려고 막아놓은 건가?"

하지만 이 '답답해 보이는' 플라스틱 판은, 원가 절감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더 들여 장착한 '첨단 기술'이자, 당신의 '기름값'을 아껴주는 아주 똑똑한 '바람막이'입니다.

'막혀있는' 그릴의 정체: 공기 저항과의 전쟁

자동차 엔지니어들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바로 '공기 저항'과의 싸움입니다.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갈 때, 공기는 차체에 부딪히며 엄청난 저항을 만들어내고, 이는 곧 연비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되죠.

그리고, 자동차의 모든 부분 중에서 공기 저항이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수많은 구멍이 뚫려있는 '그릴'입니다.

그릴의 딜레마:

엔진을 식히려면 구멍을 '열어서' 공기를 넣어야 하고,

연비를 높이려면 구멍을 '막아서' 공기 저항을 줄여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모순된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그릴의 일부를 막아버리는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막혀있는' 그릴의 2가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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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만 막혀있는 '패시브(Passive)' 방식

원리: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사실 이 정도의 구멍만으로도 엔진을 식히는 데 충분하다"는 계산이 끝난 상태입니다.

결과: 그래서, 냉각에 필요한 '최소한의 구멍'만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막아 공기 저항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는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게 연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2. 스스로 여닫는 '액티브 그릴 셔터(Active Grille Shutter)'

이것이 바로 첨단 기술입니다. 그릴 안쪽에, 블라인드처럼 생긴 '셔터(여닫이문)'를 장착한 방식입니다.

고속 주행 시 (엔진이 시원할 때): 자동차의 컴퓨터가 "지금은 냉각이 필요 없군!" 이라고 판단하여, 자동으로 셔터를 '닫아' 그릴을 완전히 막아버립니다. 이를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여 연비를 극대화합니다.

저속 주행 시 (엔진이 뜨거울 때): 반대로, 시내 주행이나 오르막길에서 엔진의 열이 오르면, 자동으로 셔터를 '열어' 외부의 찬 공기를 끌어들여 엔진을 식혀줍니다.

전기차의 그릴은 왜 '완전히' 막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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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거대한 엔진과 라디에이터가 없기 때문에, 냉각을 위해 필요한 공기의 양이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공기 저항을 극단적으로 줄여 '주행 가능 거리'를 단 1km라도 더 늘리기 위해, 그릴 부분을 거의 다 막아버리는 디자인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그릴은, 이제 단순히 '숨 쉬는' 기관을 넘어, 스스로 '숨을 참으며' 효율을 높이는, 똑똑한 '두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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