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세 번 만난 사람

전진은 ‘엄마’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든다.

기억도 없는 친엄마, 잠깐 머물다 떠난 새엄마, 그리고 ‘마미’라고 부르며 의지하게 된 세 번째 엄마까지.
전진에게 엄마란, 인생의 매 순간 새로운 얼굴로 찾아왔다가 또다시 멀어지는 사람이었다.

태어난 직후 친어머니는 집을 떠났다.
아버지와의 이혼 때문이었다. 그 후 전진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부모 없이 자란다는 게 어떤 건지 또래보다 빨리 알게 됐다.
초등학교 시절 김밥을 주러 온 할머니가 부끄러워 집에 가라고 상처 줬던 장면이 전진의 머릿속에 스친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재혼했다.
함께 온 여동생이 이복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는 가족으로 자리잡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별이 찾아왔다.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이혼이었다. 이로인해 이복여동생과도 헤어지게 된다.
중학생이 되어 또 한 번 아버지가 결혼했다. 세 번째 어머니였다.

그녀는 전진에게 "이 놈 아니면 결혼 안 했다"고 말할 만큼 전진을 있는 그대로 품어준 사람이었다.
전진은 이 여인을 '마미'라고 불렀다. 유일하게 ‘엄마’라는 단어에 따뜻함이 실렸던 시기였다.
"유명해지면,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춤을 좋아하던 아이는 그렇게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무대가 좋아서라기보다, 자신이 유명해지면 어딘가에 있을 친엄마가 자신을 알아볼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희망 때문이었다.

전진은 1998년, 신화의 멤버로 데뷔했다. 이후 그룹 활동과 예능, 드라마를 넘나들며 꾸준히 사랑받는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데뷔 4년째 되던 해, 드디어 친어머니와 마주하게 된다.

서울의 한 카페.서로 얼굴을 몰랐지만,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다.
하지만 그 재회는 오래가지 않았다."동생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전진은 스스로 연락을 끊었다.
어린 동생에게도 자신처럼 복잡한 감정을 안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19년 만의 눈물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1년, 한 방송을 통해 전진은 다시 한 번 친모를 찾기로 결심했다.

"자식이 엄마 보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는 어머니의 말에, 전진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방송이 나간 지 단 일주일 만에, 어머니가 연락을 해왔다. 그녀는 여전히 전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충재니?"
그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졌다.
전진은 울며 말했다.
"목소리 듣자마자 알겠더라. 엄마라는 걸."
이제 그는 24년을 돌아 처음 품 안의 엄마를 되찾았다. 그리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동생이 생겼다.
너무 늦지 않게, 가족이라는 이름을 다시 불러볼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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