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시작도 안 했는데 ‘한여름’ 왔다… 올여름 얼마나 더우려고
6월 폭염일수 2.7일… 평년의 4배
올여름엔 14~16일 기록 전망 나와
韓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3위국
기상청 “고탄소 시나리오 지속 땐
봄·가을 사라지고 열대야 8.5배 ↑
21세기 말 폭염 110일 달할 수도”
장마철이 지나기도 전에 한여름이 먼저 시작됐다. 올해 6월 ‘폭염일수’가 22일 기준 2.7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6월이 끝나기까지 일주일여가 남아 있음에도 폭염일수는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2018년 6월의 1.5일 기록마저 넘어섰다. 지금과 같은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된다면 21세기 말 서울의 폭염일수는 지금보다 13배가량 많은 110일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6월1일∼22일 폭염일수는 2.7일로 집계됐다. 평년(1991년∼2020년 평균) 기록이 0.6일인데, 6월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평년의 4배를 넘긴 것이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전국 평균값으로 계산한 수치다.

기상청은 폭염의 기세가 남부지방에서 중부지방으로 옮겨가면서 30일까지 강원·충청권을 중심으로 더위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시작된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않으면서 남부지방을 달궜던 불볕더위는 중부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무더위는 ‘깜짝’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예측한 결과 올해 한반도 폭염일수를 14∼16일로 내다봤다. 평년(10.2일)보다 약 4∼6일 많다. 역대 폭염일수 1위는 2018년 때 기록한 31일이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하는 미래 시나리오 기준에 맞춰 탄소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는데, 고탄소 시나리오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빠른 산업 기술 발전과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때를 의미한다. 이 시나리오에선 서울의 봄과 가을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2081∼2100년 서울의 여름 일수는 194.3일로 현재(2000∼2019년 평균) 127.7일보다 두 달여인 66.6일 늘어난다. 1년에 절반 이상이 여름인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현재(11.3일)보다 약 8.5배 증가한 96.1일로 예측됐다. 강수량도 크게 늘어난다. 21세기 후반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은 1521.9㎜로 현재(1269.6㎜) 대비 252.3㎜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일 강수량이 80㎜ 이상인 날의 연중 일수를 뜻하는 호우 일수도 현재의 2.7일에서 3.7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의 예측은 아직 먼 얘기처럼 들리지만 앞으로 매년 점점 더운 여름이 찾아올 것임을 예고한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센터장은 “한국은 2022년 기준 세계에서 13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나라”라며 “재생 에너지 확대와 나무 식재 등 기후변화 완화 대책과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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