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별들의 전쟁]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2년來 '종합금융' 완성…계열사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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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CEO들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하반기 주요 이슈(디지털 전환, 세법 개정 대응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시험대에 오른 CEO의 리더십으로 풀어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그래픽 = 박진화 기자

금융그룹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타이틀전에 이어 이들을 뒤쫓는 우리금융 등은 매년 추격자의 위치였다. 그러나 2년여 전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관록은 빛을 발하며 최근 상반기 성적표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증권, 보험 계열사를 차례로 편입하며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데 이어 수익성 반등을 시현하면서다.

홍역을 치렀던 내부통제 이슈와 조직문화 혁신에도 임종룡표 리더십은 적중했다. 금융권 경쟁 지형을 바꿀 채비를 마쳤다는 전언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임 회장에게는 해외 및 국내에서 드러난 일부 금융사고에 관한 후속 처리가 과제로 남아 있다. 내년 초 연임 여부도 금융권 안팎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실적으로 입증한 관록…금융권 판도 뒤집나

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2분기 9346억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거뒀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증권사들의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8301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12.76%로 1년 전(12.04%)과 비교해 0.72%p 오르며 올해 목표인 12.5%를 조기 달성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감소한 1조55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615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5.3% 줄었기 때문이다. 희망·명예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미래 성장을 위한 판매관리비 증가의 영향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2분기 실적을 놓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한다. 우리금융이 3개월 전만 해도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하며 시장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의미가 깊다.

임 회장은 단순한 실적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금융의 체질 전환을 동시에 추진했다. 우리투자증권 본인가에 이어 동양·ABL생명 편입으로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는 우리금융의 경쟁 구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 사건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도 KB·신한금융이 먼저 구축한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이제 갖추게 됐다. 비은행 부문 확대로 그룹 내 수익원 다변화 및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금융권에서 "우리금융이 지주 체제로 재출범한 지 7년 만에 드디어 종합금융 도약의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금융그룹의 최근 분기별 지배주주순이익 추이 / 이미지 제작 = 김홍준 기자

계파 갈등은 옛말…'공정·자율' 문화의 기틀

임 회장 체제에서 성과 못지않게 눈에 띄는 변화는 우리금융의 조직문화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 우리금융은 계파 갈등과 불투명한 인사 관행으로 흔들리곤 했다. 임 회장도 2023년 취임 직후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리금융의 인사 및 평가 제도를 뜯어고쳤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회장 및 주요 계열사 대표 선임의 공정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계열사 대표가 소속 임원을 선임할 때 회장과 미리 협의하는 절차를 삭제하며 인사 자율성을 부여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핵심성과지표(KPI)에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한다. 단기 실적 경쟁으로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고객 중심 영업이 우리금융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다.

윤리경영실을 설치한 것도 조직문화 개선의 일환이다. 임 회장은 윤리경영실을 이사회 산하에 설치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해당 부서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를 차단하고 우리금융에 준법 문화를 심기 위해 마련됐다. 외부 법률 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를 실장으로 영입해 전문성도 갖췄다.

임 회장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금융 내부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공정성을 강화한 만큼 계파 갈등도 완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단기 성과를 부풀리기보다는 책임과 윤리를 중심에 둔 조직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금융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뒷받침할 기반이 될 전망이다.

아쉬운 '내부통제'…빈틈 메우기가 관건

임 회장이 취임 이래 가장 강조해 온 분야는 '내부통제'다. 금융권 최초로 시행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에 이어 영업 현장에 내부통제관리역·전문역·지점장을 둔 3중 체계 등을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임 회장의 개혁 시도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국내 금융사고는 0건이었다.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혁신방안 / 자료=우리금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다만 여전히 금융사고는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6월초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현지 수출기업이 우리소다라은행에 제출한 1078억원 규모의 신용장(수출대금 지급보증서)에서 허위 기재 정황이 드러나며 밝혀졌다. 실제 손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외부인이 담보권이 설정된 기계 기구를 무단으로 매각하면서 24억원 규모의 사고가 터졌다. 우리금융은 해당 사건을 일으킨 차주를 고소하고 담보물을 매각해 손실 금액을 회수할 예정이다.

규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두 사례는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에 아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임 회장의 내부통제 강화 정책의 성과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선진 금융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해외, 외부까지도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본사 차원의 감독력 강화, 현지 맞춤형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 구축, 임직원 대상 윤리·리스크 교육 확대 등 더욱 정교한 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의 완전 민영화 달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했다"며 "앞으로 종합금융 완성에 따른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내실 있는 성장과 그룹 인공지능(AI) 전환 추진으로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비하는 한편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힘써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부연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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