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일부 철회한 두산에 대폭 수정 요구한 이복현… “많이 바뀐 형태의 증권신고서 내라”

문수빈 기자 2024. 9. 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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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제동에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 방향이 수정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두산이) 시장을 설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구조 개편안이 담긴 증권신고서가 금감원으로부터 수리를 받아야 그룹사 정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원안과 비교해) 사업 모양이 많이 바뀌었다"며 "그렇다면 (두산은) 많이 바뀐 형태의 증권신고서를 내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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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제동에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 방향이 수정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두산이) 시장을 설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주주에게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은 원안과 달리 이번엔 잡음이 나오지 않을 안을 들고 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2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산은) 주주 또는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해서 오해를 초래한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선 7월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진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종국엔 밥캣이 로보틱스에 흡수돼 상장 폐지되는 구조였다. 이에 시장에선 대주주 일가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밥캣의 지분을 늘린다는 비판이 일었다.

금감원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증권신고서에 투자 위험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았다며 두 차례 정정을 요구했다. 결국 두산은 두 손을 들고 밥캣과 로보틱스를 합치는 안을 철회했다. 다만 에너빌리티에서 신설 법인을 만들고 그 아래에 밥캣을 두는 안은 유지하기로 했다. 추후에 이 법인과 로보틱스가 합병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 원장은 “잔존하는 에너빌리티 법인과 신설법인, 로보틱스와 밥캣 등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것이라는 입장인 걸 언론에서 봤다”며 “실무진을 통해서도 전달을 받았고 두산 경영진에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산에 기존의 증권신고서를 고치는 수준이 아닌 새로운 증권신고서를 요구했다. 두산은 구조 개편안이 담긴 증권신고서가 금감원으로부터 수리를 받아야 그룹사 정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원안과 비교해) 사업 모양이 많이 바뀌었다”며 “그렇다면 (두산은) 많이 바뀐 형태의 증권신고서를 내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증권신고서 작성 등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다 수렴된 상태에서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금융지주 산하의 자산운용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때 은행·증권사의 영업이 얽혀있어 독립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에 이 원장은 “실무적인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명쾌한 해답은 내놓지 못했다. 그는 “금융그룹 자체의 사업 목적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수탁자로서 자산운용사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결권 행사 방향엔 정답과 오답이 있지 않다”며 “투자자의 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의결권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노력하면 된다”고 했다. “자산운용사 간 (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갈리더라도 전문가적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의 핵심은 적절한 검토가 있었냐는 절차적인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부당 대출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손 회장의 친인척이 우리투자증권(옛 우리종합금융)에서 3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게 부당 대출로 볼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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