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s] 정의선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커지는 책임경영...'AI 로봇' 전념

보스턴다이나믹스 4족 보행로봇 '스팟'/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 나스닥(NASDAQ) 상장 대신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잔여 지분을 살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8일 “아직까지 보스턴다이나믹스 나스닥 상장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잔여 지분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소유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을 ‘풋옵션’ 형태로 살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중심의 로봇 책임 경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계약을 완료해 총 80%의 지분을 확보했다. 계약 당시 정의선 회장이 직접 소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율은 20%였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당시 2025년 6월까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나스닥 상장이 이뤄져야 하는 조건을 받았다. 만약 기간 내 상장이 이뤄지지 못하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을 사야 한다.

정 회장이 소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율은 2023년부터 변화가 생겼다. 금융감독원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동일인용)’에 따르면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율은 △2023년 5월 20.66% △2024년 5월 21.27% △2025년 5월 21.89%다. 2025년 5월 현재 현대차그룹과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율 합계는 총 87.55%로 90%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 나스닥 상장을 위한 과정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올 1월 열린 2024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확정된 게 없어 구체적으로 답을 할 게 없다”고 답변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 나스닥 상장 대신 로봇 기술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달이' 로봇이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MARS2025' 전시회에 배치된 모습/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 3월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인공지능(AI) 학습을 강화하는 모습을 공개한 데 이어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에 투입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특히 스팟은 이달 미국 NBC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갓탤런트’에 출연해 단체 군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틀라스와 스팟의 기술을 꾸준히 공개해 정 회장 중심의 로봇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 인수가 확실시되면 그룹 내 로보틱스랩의 입지도 앞으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함께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등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연구개발분야(R&D) 협력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2024년 11월 배터리나 모터 등 구동장치 없이 사람의 근력을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한 데 이어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기도 화성시 주최 인공지능 엑스포 ‘MARS2025’에서 카메라로 인식한 정보를 사람의 언어로 바꿔주는 ‘온디바이스 VLM(Vision Language Model)’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와 부합된 현대차 기술이 로봇 사업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이 주최한 경제인 간담회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 정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는 올 2월 아산공장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만나 “현대차는 앞으로 모빌리티 전환에 있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로봇을 넘어 건물 인프라 등에도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하는 등 경계를 뛰어넘은 총체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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