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1년만에 또 손벌려…무증 달래기 I한국첨단소재①

/사진= 한국첨단소재 제공

한국첨단소재가 300억원대 유상증자에 나섰다. 2024년 말에 이어 또다시 주주배정 방식을 택하면서, 반복적인 주주 대상 자금 조달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무상증자를 병행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첨단소재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1500만주를 발행해 31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예정 발행가액은 2085원이며, 최종 발행가액은 3월 6일 산정돼 9일 공고된다. 기존 주주의 청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준주가 대비 25%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시설투자와 운영자금,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첨단소재는 2024년 말에도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약 1년 만에 다시 주주배정 유증에 나선 것이다. 실적 부진 속에서 자체 현금 창출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최근 1년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고, 최근 유증 발표 이후에도 2000원 후반대에서 2000원 초반대로 내렸다.

2024년 말 유증 당시에도 모집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첨단소재는 100% 증자 비율로 13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주가 하락 여파로 실제 조달액은 119억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75억원이 채무 상환에 사용되면서 실제 운영에 활용할 수 있었던 자금은 약 44억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모집 자금만으로는 재무구조 개선과 설비 투자에 한계가 있었고, 다른 조달 수단 역시 여의치 않아 다시 공모 유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주주배정 유증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잇단 증자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진 데다, 주가 하락이 동반되면서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첨단소재는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무상증자를 병행하는 카드를 꺼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유상증자와 함께 1주당 0.5주 비율의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 역시 무상증자 대상에 포함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무상증자 재원은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충당한다.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잉여금은 324억원으로 재원은 충분한 상황이다.

다만 누적 손실로 결손금이 늘어난 만큼, 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올 3분기 기준 결손금은 366억원에 달한다. 이번 무상증자가 회사에 여윳돈이 없는 가운데 과거 주식 발행으로 쌓인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장부상 조치’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헌정 한국첨단소재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회사를 믿고 지지해주는 주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주주배정 유증과 함께 1주당 0.5주의 무상증자를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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