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실효성·국제기준 면밀히 살펴야

성평등가족부가 18일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만 14살에서 13살로 낮추기 위한 1차 공개 포럼을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압도적 다수 국민은 한살은 최소한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거 같다. 국민 여론을 수렴해 두달 뒤 결론 내자”고 제안한 뒤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민 법감정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발달 단계의 특성, 실효성, 국제기준 등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연령(현행법상 만 14살)이 안 됐지만 범죄 해당 행위를 한 만 10살 이상 14살 미만의 소년으로,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처분의 대상이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쪽에선 소년범죄가 갈수록 증가하고 저연령화·흉포화되고 있다는 이유를 든다. 이날 포럼에서 인용된 자료를 보면, 실제로 최근 10년간 촉법소년 사건은 3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절도·폭력·추행이 대부분이고, 무인점포 절도가 가장 많았다. 또 학교폭력, 딥페이크 등 과거에 처벌받지 않았던 행위들이 범죄로 포함되고 있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살인·강도·방화·강간 등 강력범죄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현행 소년법이 피해자의 관점을 배제하고 있으며, 소년범죄에 면죄부를 준다는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구치소에 수감되지 않을 뿐, 지금도 10살이 넘으면 소년원, 12살이 넘으면 장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다. 법원행정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소년원 처벌이 형사처벌에 비해 가볍지 않다는 의견이다.
요즘 청소년들이 신체적으로 이전보다 성숙하다곤 하나, 인지능력이나 충동조절 능력 등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여전히 형사책임 연령 하한선을 14살로 유지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더욱이 촉법소년에게 신체적 자유를 박탈하는 자유형을 집행하면, 의무교육 등 사회화 기회를 빼앗게 된다. 처벌 효과보다 사회 격리로 인한 낙인 효과와 범죄학습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덴마크는 2010년 형사처벌 연령을 15살에서 14살로 낮췄다가, 재범률 상승 탓에 2012년 다시 15살로 돌아갔다.
소년범죄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이슈인 만큼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 연령을 한살 낮출지 말지로 논의가 좁혀지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현실 진단 아래, 소년범죄를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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