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더무비 이번주 개봉 영화 후기 모음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 감성 코미디 영화 <컴백홈>

개그맨이 되려고 서울로 상경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 주인공 기세(송새벽)가 고향에서 만난 충청도 최대 조직의 삼촌 강동과 첫사랑이었던 영심(라미란)을 연달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컴백홈>은 근래 보기 드문 과거의 코미디 감성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보기 힘든 조폭 코미디에 사투리에 기인한 유머를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래간만에 선보인 과거 감성의 코미디라는 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묘하게 이 코미디적인 감성이 반갑게 느껴져서 인지 그리 나쁘지 않다.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에 복귀하며 고향인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이범수의 코믹 연기가 나름의 재미를 전해준다.

그 외 중반부까지 괜찮은 웃음거리를 전해주는 편이지만, 그게 이 영화의 전부다. 영화는 과거 감성과 코드에만 의존할 뿐, 새로운 유머 요소를 보여주지 못할망정 송새벽, 라미란 등 개성 넘치는 재능을 지닌 배우들의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야기 전개도 식상한 가운데 후반에는 절대 활용하지 말아야 할 신파까지 등장시키는 무리수를 두기에 이른다. 충분히 괜찮아 보이는 코믹적 요소가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은 연출력이 사실상 부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 영화는 배우들의 개인기에만 의존한 영화였다.
평점:★★
- 감독
- 이연우
- 출연
- 송새벽, 라미란, 이범수, 이경영, 이준혁, 오대환, 인교진, 김원해, 이중옥, 황재열, 이상원, 채현, 최환이, 마성민
- 평점
- 7.9
안녕, 나의 추억 에반게리온! 안녕, 나의 청춘!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소년 소녀의 감성, 그들의 신체를 활용한 지극히 상업적인 코드, 타인과의 관계를 활용한 심리 드라마를 활용한 설정, 역동적인 메카닉 액션 연출에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충격적이면서 상징적인 장면의 활용은 기존의 일본 애니메이션에 보기 힘든 확연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었다.

TV 시리즈 방영 당시만 해도 평범하지만 깊이가 담긴 청춘 액션 드라마라 생각했던 만화는 사실상 결말이 담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하며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세기말적인 감성을 전해주며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그 여파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극장판 공개 후에도 연일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고, 결국에는 지금의 새롭게 제작되는 리빌드 버전의 신극장판 시리즈로 연결되었다.

신 극장판의 마지막 편인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작품이었다. 신극장판의 두 번째인 <에반게리온: 파>에서부터 기존 시리즈와 다른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이번 시리즈는 <에번게리온:Q>에 들어서면서 차츰 난해한 설정과 변화를 보여주면서 기존 <에반게리온> 팬들마저 혼란케 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전작의 혼란함을 잘 수습할 마무리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이번 편은 두 번째 작품에서 이어진 이야기의 수습과 과거 원작 시리즈의 자기 복제 및 새로운 재해석 등을 오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갑작스러운 변화와 새로운 흐름이 교차한 가운데 <에반게리온>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메카닉 액션마저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작인 <신 고질라>의 <신 울트라맨>을 통해 특촬물 연출을 경험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2D 화면에 3D 영상을 결합한 듯한 영상미를 선보이며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특촬물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액션에 있어서는 다소 어설프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에 없었던 함대와 함대의 격돌 장면이 등장해 원작팬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대미를 장식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 때문인지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이야기와 볼거리 면에서 여러 아쉬움을 전해준다. 아마도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보여준 기괴함, 아름다움, 충격적인 시각효과와 함축된 메시지를 생각해 본다면 여러모로 비교되는 대목이 상당하다. 그 부분을 의식했다면 차라리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좀 더 오락,상업적인 측면에 가까운 볼거리와 메시지를 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최초 이 시리즈를 접한 원작팬들은 TV판에서 시작된 십대 아이들의 독특한 감성과 정서에 매료돼 이 작품을 사랑해 왔기에 그 대목이 <에번게리온>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어차피 철학과 메시지 전달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과 이전 시리즈들이 다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안노 히데아키는 진중한 철학을 통한 마무리를 선택한다. 비주얼의 충격의 강도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보다 덜한 편이지만, 각 인물들이 자신의 최후를 구구절절한 설명을 통해 마무리하는 대목은 지루하기 그지없다. 원작팬들에게는 이전 시리즈와 연결되는 그들의 성격을 떠올려 본다면 흥미로운 대목이지만, 그리 새롭고 신박하다는 느낌을 전해주지 못했다.

이 밖에도 과거 시리즈의 상징성과 비교해 본다면 여러 차이가 날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충격과 주인공 이카리 신지의 예상치 못한 각성과 성장을 이전과 다르게 그렸다는 점에서 원작 팬들에게는 이 부분이 반갑고 긍정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의 경우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오는 대목이지만, 그래도 이전의 시리즈와 비교해서 보자면 무난한 마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누구보다 신지라는 인물의 아픔과 성장을 아는 원작 팬이기에 신지의 달라진 모습에 흐뭇함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연성과 상징성 측면에서 냉정하게 보자면 안노 히데아키의 선택에 실망할 수도 있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원작과 차별점을 두려 했던 여러 시도와 다른 메시지를 내려 했다는 측면에서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어느 정도 볼만한 수준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 십대 시절에 큰 영향을 준 이 작품과 작별을 고한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묘한 아쉬움을 느꼈다. 마지막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보낸 다는 점에서, 내 십대 시절의 추억과 청춘과도 작별을 고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아마 그것은 모든 <에반게리온> 시리즈 팬들이 느끼는 기분일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또다른 성장을 마주할수 있게 되었다.
평점:★★★
- 감독
- 마에다 마사히로
- 출연
- 오가타 메구미, 하야시바라 메구미, 미야무라 유코, 사카모토 마야, 미츠이시 코토노, 야마구치 유리코, 이시다 아키라, 타치키 후미히코, 키요카와 모토무, 세키 토모카즈, 이와나가 테츠야, 이와오 준코, 나가사와 미키, 코야스 타케히토, 유키 히로, 오오츠카 아키오, 사와시로 미유키, 오오하라 사야카, 이세 마리야, 카츠 안리, 야마데라 코이치, 우치야마 코우키, 카와다 신지, 오키츠 카즈유키, 시모야마 요시미츠, 호시노 미츠아키, 타키자와 로코, 호리코시 마미, 사이토 치와, 기부 유코, 하나와 마나미, 무라타 토모사, 카미키 류노스케, 테즈카 히로미치
- 평점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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