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비만…젊은 나이에도 관절염이 빠르게 찾아오는 이유 [CEO 건강학]

이코노미조선=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2024. 9.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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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퇴행성 질환으로 병원 문턱을 넘는 환자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 퇴행성 질환은 나이 들면서 신체의 모든 부분이 노화하며 생기는 문제다. 그중에서도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 인구의 약 70~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대부분 50세 이후부터 조금씩 불편감을 느끼기 시작해 60세가 지나면 본격적인 통증으로 인해 몸이 삐거덕거리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노화의 시기는 비슷하지만, 그중에서 유난히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찾아오는 환자가 있다.

무릎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무릎관절의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만성질환으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염증과 통증, 경직, 부종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두 배 이상 높은데, 남성에 비해 뼈와 근력이 약하고 50세 이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관절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되는 환자의 특징으로는 유전적 요소, 비만, 생활환경 등이 있다. 특히 과거 반월상연골판이나 무릎인대 등의 부상 경험이 있을수록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무릎의 구조에서 알 수 있다. 무릎관절은 다른 관절에 비해 부상에 취약한 구조로 돼 있다. 평평한 경골(정강이뼈) 위에 동그란 넓적다리뼈(허벅지 뼈)가 그냥 맞닿아 있는 불안정한 구조로 이를 보완해 주는연골판과 네 개의 인대가 있다.

우리가 흔히 도가니라고 불르는 반월상연골판은 수박 받침대처럼 둥근 관절 내 공간을 채워 안정성을 높여주며 충격을 흡수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강이뼈와 허벅지 뼈를 이어주는 십자 인대와 내·외측 측부 인대 등 네 개의 주요 인대는 무릎이 앞뒤로 밀리는 것을 막아주고 관절이 과회전하지 않도록 잡아준다. 무릎 각각의 구조물이 상호 협력해 무릎관절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때문에 하나의 구조물이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다른 구조물에 부담이 가해지고 전체적인 안정감을 잃게 된다. 즉 인대나 연골판의 손상은 뼈와 뼈를 보호하는 연골에 충격이 가해지므로 연골의 손상 위험이 커지며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쇄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퇴행성 관절염이 두려운 이유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상된 연골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며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됨에 따라 연골의 범위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마모된다. 연골이 마모되면 뼈와 뼈가 직접 접촉하게 돼 통증이 극심해지고 관절 기능이 저하되면서 일상적인 움직임을 어렵게 하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그 치료의 끝은 인공관절이다.

요즘은 인공관절이라고 해서 크게 걱정할 것 없다. 수술 기법이 발전했고 치료 예후도 과거와 다르게 매우 좋아졌다. 하지만 인공관절도 결국엔 소모품으로 수명이 대략 15~20년 정도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수술하게 되면 재수술 위험이 있기 때문에 65세 이후로 인공관절 수술을 권하고 있다.

남들보다 빠르게 관절염이 찾아온 40~50대 중기 이상의 환자는 더욱 각별하게 무릎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과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관절염이 심한 환자는 통증을 다스리는 것에 주목해 시간을 벌어왔지만, 최근에는 연골의 재생을 도와주는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나 의료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가 초·중기 관절염 치료로 각광을 받으며 치료 선택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이를 관리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무릎관절 손상 이력이 있다면 체중 관리와 허벅지 근육을 단련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수다. 정기적인 의료 검진을 통해 무릎관절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현 경희대 의과대학·의과전문대학원 외래교수, 현 정형외과 전문의, 현 대한정형통증의학회 정회원, 전 중국 청도시립병원 한중사랑관절전문센터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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