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석유공사 자료 부실 지적…'대왕고래' 프로젝트 의혹 키워
에너지공단, 가스공사 등 12개 기관…'대왕고래' 프로젝트 집중 질의
"5700억 넘는 프로젝트 예타 필요" "2차 시추 공사부터 과정 거치도록"
한국가스공사 13조가 넘는 미수금, 에너지공단 RE100 전담 문제 지적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 등 에너지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의원들이 석유공사에 요청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국감에서는 기존 지적된 의혹이 다시 제기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만 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울산 중구 석유공사에서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가스공사 등 12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여부와 투자 유치를 위한 로드쇼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에게 "(대왕고래 프로젝트) 5년간 사업비가 5700억 원을 넘기 때문에 예타를 받아야 한다"며 "예타 면제 주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투자에 실패한) 하베스트 사업이 있고 그 중심에 석유공사가 있기 때문에 또 하베스트 사업 꼴 나지 않으려면 절차대로 (예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예타 면제와 관련한 결정이 훈령에 적용되는 것이라서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석유공사가 법리적인 상황에 따라 적극 해명하고 대응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하베스트 사업 실패 이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석유공사 상황에 이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예타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 사장은 "예타와 관련해 기재부에 문의한 결과 석유공사가 자체 판단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1차 시추 공사는 석유공사 단독으로 하기 때문에 예타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해외투자자금 조달 방식인 2차부터는 예타 면제 등 과정을 거치겠다"고 답했다.
국감 시작부터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쇼 계획이나 대상 기업 등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여야 의원들은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와 함께 석유공사의 소극적인 대응 그리고 부실한 국감 준비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호주 자원개발 기업인 우드사이드가 왜 철수했는지, 1인 기업이라는 액트지오의 신뢰도, 예타 문제"라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석유공사가 이와 관련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중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로드쇼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모두 참여할 수 있게끔 열어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21대 국회에서, 언론에도 공개된 자료를 왜 의원들에게 주지 않느냐"고 자료 제출을 거듭 강조했다.
이외에도 한국가스공사의 13조가 넘는 미수금 문제, 한국에너지공단의 RE100 전담 업무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올해 2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7496억 원이라고 지적하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미수금 총액은 올해 연말이면 14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최 사장은 이어 "우리 가스공사는 처음 기본설계부터 단 1원의 수익도 붙이지 않고 있어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다. 가스 요금을 통해서 미수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기업들의 RE100 참여를 독려하는 전담 업무를 한국에너지공단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에너지공단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면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산자부의 전담 업무 고시 즉, 내부 지침에 따라 에너지공단이 RE100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는 법률에 기반한 행정이 아닌 임의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당시 상황에서 고시를 통해 에너지공단이 업무를 맡고 있는 게 맞다. 산자부와 협의해서 더 나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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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반웅규 기자 bangi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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